
농심과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을 7월부터 인하한다고 27일 발표했다. 다른 라면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잇따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7월부터 신라면의 출고가격을 4.5%, 새우깡은 6.9% 각각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라면 1봉지 가격은 소매점 기준 1000원에서 950원으로, 새우깡은 1500원에서 1400원으로 내려간다.
삼양식품도 7월달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낮추기로 했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불닭볶음면은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 가격 인하에 따라 해외 가격을 내리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이렇게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하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농심은 2010년 2월 밀가루 가격 인하에 따라 안성탕면, 신라면, 육개장사발면 등 주력 제품 가격을 2.7∼7.1% 내렸다. 삼양식품도 당시 5개 주요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이번 가격 조정 결정은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라면 가격 인하 권고 이후 9일 만이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지난해 9∼10월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라면업체들은 추 부총리의 발언 이후 국민 부담 경감 방안을 검토해왔다. 27일 농심이 업계 처음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고, 뒤 이어 삼양식품이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오뚜기와 팔도 등 다른 라면업체들도 가격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면업체의 가격 인하에 이어 과자, 빵 등 다른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움직임도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업체에게 하락한 밀 수입 가격을 밀가루 가격 책정에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다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300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밀 선물가격은 t당 243달러로 지난해 5월의 58%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분업계는 7월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분업계가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면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빵, 과자업계의 원가 부담도 줄어든다.
2010년 식품업체들은 원료 가격 하락에 따라 제품가격을 내렸다. 롯데제과는 과자 7개 제품 가격을 4∼14% 내렸다. 크라운해태도 참크래커와 아이비의 가격을 10∼12% 인하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업체들도 빵값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