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7 03:30 (목)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⑮ 아산리 생가 방문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⑮ 아산리 생가 방문
  •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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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2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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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길에 올라 순안공항에 도착하니 친척20여명이 똑같은 옷을 입고 환영 마중
위대한 수령님 덕분에 ' 쌀밥 배불리 먹으며 행복하게 산다 ' 는 이구동성에 착잡
누가 듣지못할 작은 소리로 "하루 하루 너무 배고프고 무섭다"는 속삭임에 눈물

정 회장은 역사적인 방북 길에 꿈에 그리던 고향도 다녀왔다. 정 회장은 고향에 다녀온 이야기를 역시 가족 모임에서 털어놓았다.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하니 친척 20여 명이 똑같은 옷을 입고 일렬로 서서 정 회장을 환영했다고 한다.

아산리 생가를 찾았다. 거기에는 아직 작은어머니가 살아계셨다. 정 회장은 너무 반가워서 부둥켜안았는데 작은어머니는 반기면서도 뭔가 어색한 표정이었다.

고향에 있던 친척들이 방 한쪽에 서서 "위대한 수령님 덕분에 쌀밥을 배불리 먹으며 행복하게 삽니다"라고 합창을 했다. 북한의 생활상을 뻔히 알고 있는데 40년 만에 만난 친척 앞에서 북한 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입을 맞춰서 합창하니 마음이 매우 착잡했다고 했다.

아산리 생가를 찾았다. 거기에는 아직 정 회장의 작은어머니가 살아계셨다. 정 회장은 너무 반가워서 부둥켜안았는데 작은어머니는 반기면서도 뭔가 어색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사진=아산기념관.

새벽 서너 시쯤에 오줌이 마려워서 깼다. 화장실 가려고 나가는 순간 작은어머니가 "밖이 너무 추우니까 요강을 사용하라"라며 요강을 갖다 주더란다. 그러더니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밖에서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소리로 "하루하루 너무 배고프고 무섭다"라고 속삭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하는 정 회장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였다는 게 아버지의 전언이다.

정주영 회장의 결단력, 노력과 희생을 바탕으로 남북 교류가 활발해졌다. 마침내 1998년 11월 18일 정주영 회장을 비롯한 승객 882명을 태운 '현대금강호'가 동해항을 출발, 금강산 크루즈 관광이 시작됐다. 통일도 되기 전에 금강산을 구경한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정 회장은 내친김에 99년 8월 16일부터 해금강 '말무리 해수욕장'에서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현대건설, 현대아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의 임원과 신입사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긴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우리 부부도 1999년 고교 동창 부부 일곱 쌍과 함께 금강산 관광을 다녀왔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 이천 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누구의 주제~련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

노래로, 사진으로, 그림으로만 접했던 금강산을 보다니 꿈만 같았다. 코스는 제한돼 있었으나 금강산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도 좋았다.금강산을 구경하면서 다시 한번 정주영 회장이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할머니도 살아생전에 함께 금강산에 왔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니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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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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