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10:55 (수)
농심, 이번엔 라면값 내릴까
농심, 이번엔 라면값 내릴까
  • 이코노텔링 성태원편집위원
  • iexlove@hanmail.net
  • 승인 2023.06.19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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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인상의 경영타격 이유로 올렸는데 최근 경영 호전됐는데도 '미적미적'
물가 잡기를 앞세운 정부 당국의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한 라면 업계가 울며 겨자먹기식 인하조치를 단행하고 나설지 주목받고 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br>
물가 잡기를 앞세운 정부 당국의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한 라면 업계가 울며 겨자먹기식 인하조치를 단행하고 나설지 주목받고 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물가 잡기를 앞세운 정부 당국의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한 라면 업계가 울며 겨자먹기식 인하조치를 단행하고 나설지 주목받고 있다.

발단은 1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놓은 '라면값 인하' 발언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소비자 가격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경제부총리의 가격 인하 압박 메시지는 휘발성이 강해 당장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다. 물가 잡기가 얼마나 급했으면 경제 최고 사령탑인 경제부총리가 부적절하게 시장에 개입하려 하느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라면 업계는 가격을 인상하면 지난해 가을 가격 인상 이후 가까스로 회복한 수익성이 다시 나빠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격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인하 결정이 나올 것 같다.

물가고에 시달려온 소비자들은 이 소식에 반색하며 대표적인 서민 식품인 라면값이 내리길 잔뜩 기대하고 있다.

라면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9~11월)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농심은 지난해 9월 '신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이어 10월엔 팔도와 오뚜기도 각각 9.8%, 11.0% 올렸다. 삼양식품은 11월 '불닭볶음면' 등의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다.

당시 업체들은 밀가루·팜유 등 주요 수입 원자재뿐만 아니라 인건비·물류비 등 생산 비용이 올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 가격 인상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해외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최근 라면 업계의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긴 하다.

우선 농심과 오뚜기의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이 많이 호전됐다. 농심의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6.4%, 47.3%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각각 16.9%, 85.8% 증가했다.

오뚜기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9%, 27.6% 늘었고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5.4%, 10.74% 늘었다. 삼양식품도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업계는 지금도 원가 부담이 여전한 데 내릴 수가 있느냐며 볼멘소리를 앞세우고 있다.

주요 원자재인 국제 밀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았다가 최근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평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로 치솟았던 밀 선물가격은 올해 2월 t당 276달러로 35%가량 떨어졌으나 평년 가격 201달러보다는 여전히 높다.

밀 선물가격 등락의 영향은 4∼6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가격에 반영된다.

밀 수입가격은 지난해 9월 t당 49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올해 2월 t당 449달러로 10%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평년 가격 283달러에 비해선 1.6배 수준으로 높다.

밀가루 가격도 올라 지난달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0.0% 상승했고 2년 전에 비해서는 38.6% 올랐다.

업계는 밀가루값 강세 외에 또 다른 원자재인 전분과 설탕 가격이 오른 데다 물류비도 증가해 원가 부담이 여전히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 당국과 소비자 여론의 인하 압박을 못들은 체 하기도 힘든 만큼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한 인하 방안 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하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받은 것이 없다"면서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인하 방안을 다각도로 살피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국민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업계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정부 압박으로 가격 인하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가격을 내린 적이 없으며 이번에 인하가 이뤄지면 13년 만이 된다.

당시 정부가 밀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전방위 인하 압박을 펴자 농심이 '신라면' 등 주력 제품 가격을 2.7~7.1% 내렸다. 이어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줄줄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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