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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만든사람들⑯ 우디앨런, 순이와 '파격 사랑'
뉴욕을 만든사람들⑯ 우디앨런, 순이와 '파격 사랑'
  • 곽용석 이코노텔링 기자
  • felix3329@naver.com
  • 승인 2019.08.16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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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우디 앨런은 숨막히는 가부정적 집안규율에 반항…어릴때는 영화관 전전
동거녀 입양아와 불륜, 시선 따가웠지만 몰래 결혼식 …그의 영화는 '뉴욕 짝사랑'
아카데미 영화제 각본상을 세 번 받았지만 '뉴욕 떠나기 싫다'며 LA 시상식엔 불참

뉴욕은 누가 더 좋아할까. 우선 남자보다 젊은 여자들이 뉴욕의 매력에 빠진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뉴욕이다. 누굴 마주 칠 가능성이 극히 적다. 다른 사람에 신경을 쓸 필요가,아니 이유가 없다. 그런 면에서 뉴욕은 편한 곳이다. 민족이 다른 사람끼리 살다보니 어떤 치장이나 외모에 대해서도 관대하다. 좀더 심하게 말하면 무관심하다. 내가 상대방의 민족성과 특성과 관습을 모르니 감놔라 배놔라 하지 않는다.

남자는 어떤가. 유독 뉴욕을 좋아한 백인 남자가 있다. 우디 앨런. 그는 앤디 워홀 처럼 얼굴이 창백할 정도로 하얗다. 그는 브루클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영화를 좋아했으며, 수줍고 말이 어눌했다. 어쩌면 앤디 워홀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다. 앤디는 그림으로 유명해졌지만 우디는 영화로 두각을 나타냈다. 공통점이 있다.여자들이 그 둘을 다 좋아한다.

2015년 칸느 영화제 참석한 우디 앨런과 순이. 멍한 표정의 우디와 이를 바라보는 순이의  시선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다/칸느영화제 행사 홈페이지
2015년 칸느 영화제 참석한 우디 앨런과 순이. 멍한 표정의 우디와 이를 바라보는 순이의 시선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다/사진=AFP

우디 앨런은 우리에겐 한국인 순이와 결혼한 영화감독이자 작가로서 많이 알려져 있다. 그 둘 간의 결혼과정은 한편의 '막장 드라마'다. 원래 순이는 우디의 전 여자친구(미아 패로)가 데리고 온 입양아였다. 우디와 입양 엄마가 만날 당시 순이는 10살 소녀였다. 입양엄마는 우디를 만나 동거를 한다. 자연스럽게 엄마 동거남인 우디와 함께 한 집안에서 살았다.

그러던 몇 년 후 우디와 동거녀는 헤어진다. 놀랍게도 순이와 우디가 눈이 맞아 불륜를 저질러서다. 순이는 당시 18세 미만이라서 우디는 감옥에 갈 처지였다. 미국에서는 18세 미만의 여성과의 섹스는 미성년자 성폭행에 해당되는 명백한 범법이다. 가까스로 ‘가족간 협의’끝에 우디는 철창 행은 면한다.

우디와 순이는 더 뜨거워 졌다. 뉴욕이라고 해서 곱게 보지 않았다. 여론이 싸늘했다. 우디의 친딸도 이 사건을 지켜보고 아버지에게 등을 돌렸다.

그래도 그들은 1997년 이탈리아에서 몰래 결혼식을 올렸다. 그때 나이 순이는 대략 10대후반(정확한 그녀의 나이는 얼려지지 않았다. 1969~71년생 추정), 우디는 62세.  그렇게 순이는 우디의 세 번째 와이프가 됐다. 그들은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둘 사이에 자식은 없다. 입양아 둘을 받아 들여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의 반응은 아직도 냉냉한 편이다.

우디는 영화를 사랑했고, 여자를 좋아했다. 그의 집안은 유대계였다. 엄격한 어린 시절 가정교육과 규범의 틀 속에서 자랐다. 그는 그게 숨이 막혔다. 그럴 때 마다 그를 위로 해준 것은 바로 영화였다.도피처는 언제나 영화관이었다. 브루클린의 허름한 영화관이 그가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었던 것이다. 영화가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집안의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가 그랬는지 어쨋든 그는 에어컨이 잘 나오는 컴컴한 영화관을 좋아했다.

그의 대표영화 '맨해튼'은 우디의 정신세계와 무관치 않다. “뉴욕은 항상 나에게 마법과 흥분, 기쁨을 준다. 뉴욕이 아닌 곳에서는 절대로 살 수가 없다”

나레이터의 이 말은 우디의 마음을 그대로 그녀냈다. 이 영화는 결국 뉴욕에 대한 그의 애정고백인 셈이다. 우디앨런은 아카데미 영화제 각본상을 지금까지 세 번이나 수상했다. 그런 기록은 전무하고 후무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LA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뉴욕을 떠나고 싶지 않았서였다고 한다.우디는 공상에 가까운 생각을 영화 속에서 풀어낸다.

 "태어난 것 자체가 비극이다", "산다는 게 뭔지, 수많은 고통, 고뇌, 근심 그리고 여러 문제들.. 그것들은 너무 빨리 끝나 버리지"

독백처럼 읖조린 그의 말들은 관객들의 시선을 잡는다. ‘순이와의 사랑’은 그의 도피처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그려낸 영화속의 대사는 꼭 영화만을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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