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 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가 조만간 저점을 지나 반등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출이 줄어들긴 했지만 주력인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경기 부진이 심화하진 않았고, 소비심리와 물가도 양호하다는 분석에서다.
KDI는 11일 발간한 '6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나,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올해 1월 "경기 둔화가 가시화했다"고, 2월에는 "경기둔화가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3월부터는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에는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보았는데, 6월에는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하반기에는 경기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궤를 같이 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8일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하반기로 가면서 (경제가)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터널의 끝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KDI는 6월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는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라면서도 "반도체 수출 금액과 물량의 감소세가 일부 둔화하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금액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은 4월 -41.0%에서 5월 –36.2%로, 대중국 수출액도 감소폭이 4월 -26.5%에서 5월 –20.8%로 각각 축소됐다.
KDI는 "서비스업이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고, 소비 관련 심리지수도 회복세를 보였다"며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3.7%)보다 0.4%포인트 낮은 3.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