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7 04:25 (월)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⑲ 관리부서는 왜 중요한가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⑲ 관리부서는 왜 중요한가
  • 권능오 노무사
  • nomusa79@naver.com
  • 승인 2023.06.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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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만 해도 관리 부서에 가장 우수한 인재가 몰려 경영진 보좌
회사 안서 막강한 입지 자랑… IMF외환위기 후 '돈 버는 부서'에 밀려
인력과 자금 등 회사의 자원배분 중추기능…현업지원의 균형자 역할
회사 경영진은 관리업무의 기능과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규모가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회사 안에는 필수 관리부서들이 있다. 인사, 재무, 경영기획, 총무 등이 그런 부서들이다.

관리부서들은 지금의 위상과 달리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배치되어 경영진을 보좌하며 회사 안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인사부'라면 직원들 모두가 벌벌 떨었고 '감사실'에서 한번 떴다(?)하면 모두 전전긍긍했다. 이런 권력을 자랑하던 관리부서의 위상이 갑자기 떨어진 것은 97년 IMF사태부터 였다.

IMF사태는 회사로 하여금 "회사는 돈이 있어야 하며 따라서 돈을 버는 부서가 우선이다" 라는 생각을 심어줘 영업부서 등 매출 직접 부서의 위상을 크게 끌어 올린 반면, 매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관리부서의 위상을 끌어내렸다. 이름도 '기획조정실' 같은 거창한 이름에서 '경영지원실' 등으로 바뀜으로써 권력부서가 아닌 현업지원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최근에는 '인사팀' 마저 권위적인 이름이다 하여 삼성전자의 경우 '피플팀' 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이름을 바꾸었다고 해서 관리부서의 기본 성격이 바뀐 것은 아니다. 관리부서의 기능을 보면

첫째, 관리부서는 회사의 자원 배분 기능을 수행한다.

인사부서는 인력의 충원과 배분 기능을, 자금·경영기획부서는 자금의 확보와 배분 기능을 수행한다. 사람으로 치면 뇌와 심장의 역할을 하는 부서이다. 따라서 회사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춘 우수인력이 배치되어야 함은 물론 사내 현업부서들에 대해 부서 간에 차별을 두지 않고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는 도덕성을 갖춘 인력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또 회사에 대한 최소한의 충성심은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둘째, 관리부서 직원들의 자세는 현업부서 직원들의 회사 충성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현업부서 입장에서는 '관리부서 = 회사' 라고 생각한다. 물론 회사에는 사장이 있고 임원들도 있지만 현업의 직원들이 회사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사람들은 관리부서 직원들이다. 편의점주가 아닌 편의점 알바가 그 편의점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것처럼, 관리부서 직원이 현업부서를 대하는 태도나 자세는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이미지와 충성심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관리부서가 단순히 기계적인 사무업무만 한다고 생각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직원을 배치한다면 관리부서와 현업부서 간의 마찰과 갈등은 물론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셋째, 관리부서의 직원의 업무성실도와 충성심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는 회사 경영진이 관리부서를 대하는 시각이다. 회사 경영진이 관리부서를 보는 시각은 우호적 시각, 중립적 시각, 경시적 시각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회사 설립 초창기나 경영진이 기술, 영업 쪽 출신이면 아무래도 후자 입장에서 관리부서의 전통적 기능인 자원배분 기능을 약화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업의 팽창주의적 경향을 견제할 수 있는 내부 통제 미흡으로 과잉투자, 중복투자 등의 문제가 나타나게 되고 결국 경영의 기본이 흔들리는 사태까지 올 수 있다.

이름이 바뀐다고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군사보안업무를 담당하는 지금의 '국군방첩사령부'을 보더라도 그동안 정권 교체 때마다 보안사→기무사→안보지원사 등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군대 내 보안업무 수행'이라는 업무의 본질이 바뀐 것은 아니다. 회사 관리부서도 그 명칭과 관계없이 '경영브레인기능'&'현업지원'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균형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경영진이 회사 관리업무의 기능과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잘 파악해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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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노무사
권능오 노무사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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