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성과급 잔치를 벌여 논란이 됐던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도 7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원 후반대로 지난해 1분기(5조6000억원)보다 1조여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은행들의 이자 이익이 급증하면서 순이익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대출이 늘고 금리가 올라갔으니 이자 이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비(非)이자 이익은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평가 손실이 나서 전년 동기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85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넘게 늘었다.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9742억원, 신한은행이 9316억원으로 각각 45.5%, 7.9% 증가했다. KB국민은행도 1분기 순이익이 9219억원이고, NH농협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29.6% 늘어난 40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특수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72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8% 늘었다.
지방은행들도 1분기 실적이 좋았다. 광주은행은 1분기 순이익이 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1278억원과 1453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13.3% 증가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849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늘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순이익이 1019억원으로 52.5% 증가했다.
은행들이 1분기에 낸 역대급 실적의 대부분은 고금리 대출에 따른 이자 수익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불안 등에 대비한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통한 자본 건전성 제고와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한 상생 금융 확대를 강력히 주문할 움직임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은행권에 이자 이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상품·서비스 다변화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상생 금융 확대와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 확보에도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