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잠재 위험
세계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미국·중국 간 갈등으로 외수 환경 기대감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내놓은 '외수 환경 개선 지연 가능성이 커진 글로벌 경제' 보고서에 서 최근 경제 상황을 고물가 현상이 완화되는 가운데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회복되며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국가의 비중은 지난해 6월 83.1%에서 올해 3월 21.6%로 줄었다. 글로벌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월 54.2포인트로 기준선인 50포인트를 웃돌았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야기된 금융불안은 세계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은행주의 추세를 나타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은행지수는 SVB 파산 사태가 발생한 3월에 급락한 이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글로벌 금융불안 우려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지난 1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와 미국의 연착륙 가능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9%를 제시했었다.
주요국 경제전망을 보면 미국은 금리인상 효과가 하반기에 집중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미국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3%로 전분기(2.6%) 대비 하락했다. 누적된 금리인상 효과와 상업용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견조한 노동시장으로 내수 여건이 양호하고 은행의 부실여신비율(NPL)이 낮아 금융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가 코로나 방역 완화에 따른 소비 확대로 빠른 회복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가 회복되며 4.5%로 집계됐다. 특히 4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18.4%를 기록하는 등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 다만 미·중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원은 "국내 경제는 투자·수출 부진으로 회복 기대감이 약화하고 있어 '경기 안정화'보다 '경기 진작' 기조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