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성장 제조업 정책 등 겨냥해 '대중국 수출의 반전'모색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이 7개월째 줄고, 1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30개 유망 품목의 수출을 집중 지원해 연간으로 '수출 플러스'를 달성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간재 중심 수출구조에서 벗어나 신제조업 전환 등 중국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맞춰 수출 지원 전략을 전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이창양 장관 주재로 열린 범부처 수출상황 점검회의에서 이같은 수출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수출 증가세,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해 30개 세부 수출 유망 품목을 선정했다. 견조한 수출이 이어지거나 수출 전망이 밝은 품목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주력 제조업 분야에서는 전기차, 양극재, 바이오시밀러, 고성능 반도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17개 품목이, 신수출 유망 분야에서는 화장품, 게임, 음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함께 라면, 김, 배, 굴, 전복과 같은 농식품까지 총 13개 품목이 선정됐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관련 기업의 하반기 해외전시회 참여를 지원하고, 무역금융에 있어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망 품목 수출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할 해외 거점 무역관을 지정하고, 전략시장 개척을 위한 무역사절단을 운영한다.
11개월째 감소한 대중국 수출의 반전도 적극 모색한다. 정부는 중국의 신성장 제조업과 소비재, 디지털·그린 전환 등 3대 분야에 특화한 수출 지원 정책을 펴기로 했다. 중국 산업은 전기차 등 신제조업 분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정부는 현지 수출 상담 지원을 통해 우리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특화 전기차 모델 현지 출시나 대중국 수출을 돕기로 했다.
대중국 소비재 수출을 위해서는 현지 시장의 성장 변화 추세에 맞춰 1인 가구 맞춤형 소비재, 프리미엄 유아용품, 한류를 활용한 패션의류 등의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중국이 게임, 음악, 드라마 등 해외 콘텐츠 유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지만, 정부는 중국 당국에 게임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의 지속적 확대를 요청하고 여러 문화 협력 채널을 활용해 K-콘텐츠의 중국 진출 활로를 모색하기로 했다.
디지털·그린 전환 분야에서는 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 등 중국의 디지털 정책 전환과 연계한 수출 확대를 꾀하고, 풍력 발전 기자재, 친환경 LNG 선박에 대한 수출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수출 규모를 5조원으로 늘리고,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규모도 10조원에 이르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녹색 수출보험 사업을 추진하는 등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중 국외 감축 3750만t 이행을 위한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확대 시행하고,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에너지 인프라 해외 진출을 도울 방침이다.
터빈 등 핵심 기술이 뒤처진 풍력 분야에서는 먼저 세계 선도기업과 국내 기업 간 1조원 이상의 투자 협력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 해외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