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낙점 받은 후 적자규모 크게 불려 놔 사퇴 압박 받아
입장문서"요금 정상화 지연 땐 국가경제 영향 적잖아"언급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2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전은 이날 총 25조원이 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자구 방안을 발표했다.
정승일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전기요금 관련 국민들께 부담을 드리는 것에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자로 한전 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태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정 사장이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해왔다.
정 사장은 이날 오전 전남 나주 본사에서 한전의 자구책이 발표된 뒤 오후 1시30분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이후 유보됐던 전기요금 조정 절차의 첫 단추인 자구노력 계획을 발표하게 돼 다행"이라며 "전기요금 정상화는 한전이 경영 정상화로 가는 길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부탁했다. 정 사장은 "현재 전력 판매가격이 전력 구입가격에 현저히 미달된다"며 "요금 정상화가 지연되면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한전채 발행 증가로 금융시장 왜곡과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2018년 9월 한전 사장에 취임했다. 1965년 서울 출생으로 경성고,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시 33회로 동력자원부 법무담당관실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산업자원부 방사성폐기물과장, 반도체전기과장, 가스산업팀장 등을 지냈다.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역임한 뒤 가스공사 사장을 맡았다. 한전 사장에 취임하기 전 제1차관이었던 정 사장은 에너지 전문가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점과 임기 내 한전 적자가 크게 불어났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