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 사우디· 브라질 이어 아르헨도 '탈러 패권'에 딴죽
중국의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액이 사상 처음으로 달러화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의 국제화와 달러 패권 잠식을 노리는 중국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등 탈(脫)달러 세력을 규합했기 때문이다. 탈달러 집단에는 아르헨티나도 동참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월 4345억달러(약 581조원)였던 중국의 국제 거래에 사용된 위안화 규모가 3월에 5499억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추산해 보도했다.
3월 중국의 대외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48.4%였다. 2월 48.6%였던 결제 비중이 3월에 46.7%로 축소된 달러화를 제치고 위안화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 내 국경 간 거래액 1위 통화에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10년만 해도 위안화 비중이 '제로(0)'에 가까웠다면서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달러 패권의 균열을 노리는 중국은 오래 전부터 위안화의 국제화에 노력해왔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서방국들의 제재를 받게 되자 중국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해 달러 거래가 불가능해진 러시아는 위안화 사용을 늘렸다. 러시아는 현재 석유 등 에너지 결제에서 루블화뿐만 아니라 위안화도 사용하고 있다.
중동 지역으로 위안화 영토 확장을 꾀하는 중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공략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은행에 무역대금 결제용으로 위안화 대출을 처음 시행했다.
중국은 지난달 브라질과도 양국 간 교역에서 결제화폐로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합의는 브라질 업체들이 달러 결제망인 SWIFT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무역 거래에서)'을 이용하도록 했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도 5월부터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대금을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로 지불하기로 했다.
하지만 위안화가 갈 길은 아직 멀다. 3월 기준 SWIFT 결제망에서 사용된 달러화 비중이 40%를 넘어선 반면 위안화는 2%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