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경영에 복귀했다. 샌드위치 데이여서 롯데지주가 쉬는 날임에도 집무실이 있는 서울 잠실 롯데 월드타워로 출근했다. 8개월만이다.
신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 수감생활을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3년동안 ‘삼각파도’에 시달렸다. 형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마음고생이 컸다. 이게 잦아들 무렵 이번에 황사가 몰아쳤다.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사드배치 공간으로 경북 성주에 있는 롯데골프장 부지를 내놓자 롯데의 중국 사업은 거의 올 스톱되는 후폭풍이 불었다. 롯데는 최근 중국 사업을 접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같은 시련을 넘자 ‘최순실게이트’가 신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정권교체기와 겹쳐 여론도 싸늘했다.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대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수감생활을 했다.
다행히 신 회장이 의욕을 갖고 포석을 한 신규 투자 사업들이 착착 제 궤도에 오르고 있고 특히 석유화학 사업은 잭팟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화학사업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가장 돈을 잘버는 회사가 됐다. 올해도 3조원이 넘는 이익을 내 그룹의 돈 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화학사업에 대한 신 회장의 애정도 각별하다. 그는 일본에서 경영수업을 받다가 롯데 케미컬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 일을 배우며 국내 경영의 첫 발을 뗐다.
그는 2년전 미국에 에틸렌공장을 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원유가 아닌 세일가스에 에틸렌을 분해하는 시설투자여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투자규모 역시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공장이 곧 준공을 한다. 원유값이 최근 오르고 있어 이 공장의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신 회장은 누가 뭐래도 화학산업을 국내1위로 올려 놓는 수완을 발휘했다. 백화점,호텔,식음료 사업으로 다져진 그룹의 이미지에 제조업체의 경쟁력 하나를 더 올려놓았다.
그는 구치소를 나서면서 “열심히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 리모델링’에 속도를 더 내겠다는 뜻이다. 투자 없는 혁신은 없기 때문이다. 롯데총수자리에 오른지 7년. 시련과 성공의 쌍곡선을 동시에 경험한 그거 롯데를 어떤 모습으로 혁신할지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