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율 22원 급락하고 맥 없던 코스피도 장 막판에 2400대로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 등 미국 중견은행의 연쇄 파산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며 13일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4원 하락한 1301.8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7.2원 내린 1317.0원에 개장한 뒤 역외시장에서의 글로벌 달러 약세 영향으로 빠르게 낙폭을 키웠다. 장 마감 직전 1298.3원까지 내려가며 장중 1300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밑돈 것은 지난 7일(1297.0원) 이후 약 일주일만이다.
시장에선 SVB 파산 사태가 이달 미 연준의 금리인상 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초저금리로 넘쳐나던 유동성이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말라붙으면서 그동안 유동성이 쏠린 대표적 분야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의존도가 높은 SVB에서 가장 먼저 금융사고가 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연준이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번 은행 파산 사태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 내지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부상했다.
장중 급락세를 보이던 주가도 원/달러 하락 영향을 받으며 장 막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1포인트(0.67%) 오른 2410.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개인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에 오전에 2369.79까지 떨어졌다가 오후에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상승세로 전환해 2400선 회복에 성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6억원, 307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327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SVB 사태에 따른 자금난 우려로 약세를 보이다가 전 거래일보다 0.29포인트(0.04%) 오른 788.8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557억원, 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홀로 1446억원을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