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 등 인허가 절차 착수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확정됐다. 이로써 대우그룹 파산 이후 21년 동안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아온 대우조선은 21년 만에 민간 대주주를 맞게 됐다.
산업은행은 16일 "대우조선과 한화그룹 간 2조원 유상증자를 내용으로 하는 신주인수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은 앞으로 국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등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본계약 체결에 따라 기업결합, 방위산업 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신규 자금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신주를 인수함으로써 경영권 지분(49.3%)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6곳이 참여한다.
기업결합 심사 대상국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등 8개국이다. 방위사업법에 따른 방위산업체의 매매 등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 및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투자 허가도 선결 조건이다.
산은은 "한화그룹은 대우조선과 이종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약 80조원으로 재계 서열 7위다. 대우조선 자산 12조원을 더하면 그룹 총자산은 92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서열 6위 포스코그룹(96조원)을 바싹 추격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에 나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데다 한화 측의 대금 분납 요청을 산은이 받아들이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 2019년에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에 나섰는데 올해 초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