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담대 혼합형(고정형)은 9월30일 연 4.730∼7.141%
금리 오르자 정기 예· 적금엔 28.5조원 몰리고 5대은행의 가계 대출은 감소세 전환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의 여파로 13년 만에 연 7%대 대출금리 시대가 본격화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이미 7%대로 올라선 데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7%에 근접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9월 30일 기준 연 4.730∼7.141%다. 일주일 전 9월 23일(4.380∼6.829%)과 비교하면 상단이 0.312%포인트, 하단은 0.350%포인트 높아졌다. 은행의 7%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4.510∼6.813%다. 역시 일주일 전(4.200∼6.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205%포인트, 0.310%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이달 중순 또 오르면 변동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7%대가 머지않았다. 일주일새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4.903∼6.470%에서 5.108∼6.810%로 오르면서 4%대 금리가 사라졌다.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연 4.260∼6.565%로 뛰었다.
더구나 대출금리는 계속 더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적어도 한 차례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8% 대출금리도 예고된다.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의 일이 된다.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감소하고 정기 예·적금에 뭉칫돈이 몰리는 '역(逆) 머니무브(자금이동)'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월 29일 기준 694조9302억원으로 8월 말(696조4509억원)과 비교해 1조5207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이 6568억원 늘어난 가운데 신용대출이 1조8340억원 감소한 결과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797조1181억원으로 8월 말(768조5433억원) 이후 한 달사이 28조5747억원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