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종 과학 장비 탑재…목표궤도 안착여부 연말 판가름
우리나라 첫 달 탐사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발사체인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이날 오전 9시 40분 지상국과의 교신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2시 다누리가 달 전이궤도에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다누리는 약 4개월 반 동안의 항행 기간을 거쳐 12월 16일께 달 궤도에 진입하며 12월 31일 임무 궤도인 달 상공 100㎞에 안착한다.
다누리가 올해 말 목표궤도 안착까지 항행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한국은 달 탐사선을 보내는 세계 7번째 나라로 기록되며 우주 강국 지위를 굳히게 된다.
달 탐사 궤도선을 보내는 것은 지구-달의 거리 수준 이상을 탐사하는 '심우주 탐사'의 첫걸음이다. 지금까지 달 궤도선이나 착륙선 등 달 탐사선을 보낸 나라는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등 6개국이다.
다누리는 지구에서 38만km 떨어진 달로 곧장 가지 않고 일단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가서 최대 156만km까지 거리를 벌렸다가 나비 모양, 또는 '∞' 꼴의 궤적을 그리면서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서 달에 접근한다.
다누리는 목표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달의 극지방을 지나는 원궤도를 따라 돌면서 탑재한 6종의 과학장비로 달을 관찰한다. 이 중 5종의 과학장비는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했다. 탑재체 중 우주인터넷 장비를 활용한 심우주 탐사용 우주 인터넷시험(DTN, Delay/Disruption Tolerant Network)이 세계 최초로 시도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홍보 영상, DTN 기술 설명 영상을 비롯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 등 파일을 재생해 지구로 전송하는 시험이 이뤄진다.
다누리에는 2025년까지 달의 남극에 여성을 포함한 우주인들을 착륙시킨 뒤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키겠다는 미국의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을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과학 장비 '섀도캠'(ShadowCam)도 탑재돼 있다. 섀도캠은 해상도 1.7m의 카메라를 이용해 달 남북극 지역의 영구 음영지역을 고정밀 촬영하면서 얼음 등 다양한 물질의 존재 여부를 파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