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5 06:50 (월)
[해외취재=신냉전의 '중재역' 튀르키예(옛 터키)를 찾아서]①'영원한 제국'
[해외취재=신냉전의 '중재역' 튀르키예(옛 터키)를 찾아서]①'영원한 제국'
  •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22.07.29 0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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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19세기 약 600년간 유럽ㆍ아시아ㆍ 아프리카 3대륙에 걸친 지역 호령
1923년 공화국 수립 … 에르도안 대통령, 중앙亞와 중동지역 평화 중재 역할도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앞에 선 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사진=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글로벌 질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서간 '신 냉전' 전선이 펼쳐지고 있고 나라마다 나눠 생산해 물건을 대 주던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식량과 에너지공급의 불균형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회담과 우크라이나 식량수출의 물꼬를 여는 중재에 팔을 걷는 튀르키예(옛 터키)의 역할이 그래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코노텔링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세계의 경제안보 지형을 튀르키예의 현장에서 탐색하는 한편 '영원한 제국' 튀르키예의 경제안보 위상도 조명하는 해외기획취재를 6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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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7월 12일 오후 1시께(현지 시간) 튀르키예(Türkiye=옛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접한 한글 인사말이었다. 입국 심사 데스크 앞면에 옹기종기 적힌 10개국의 환영 인사말 중 한자리를 차지한 이 말이 13시간을 날아온 한국 여행객의 피로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인천공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을 경유한 다음 이스탄불에 도착하기까지 비행시간만 약 13시간이 든 짧지 않은 여정이었다. 튀르키예가 곧잘 우리나라를 "형제의 나라"로 부르고 있는데 입국장의 한국 인사말이 작은 증표의 하나로 느껴졌다.

필자가 처음 찾은 튀르키예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이제까지 들어온 튀르키예와 눈과 발로 직접 느끼는 튀르키예는 어떻게 다를까. 이런 생각을 하며 튀르키예의 최대 도시이자 역사적, 문화적 수도인 이스탄불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나라의 행정수도는 앙카라이다.

튀르키예는 1948년 한국 정부 수립을 지지했고, 1950년 6.25 전쟁에 참전했던 혈맹국이다. 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극적인 3, 4위전(3위 튀르키예)을 통해 우의를 다진 관계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한·튀르키예 여자 배구 8강전도 양국 관계 증진에 한몫했다. 당시 튀르키예팀은 큰 산불로 고통받던 조국에 승전보를 보내 위로하려 했는데 고배를 마시자 실의에 빠지고 말았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인들은 김연경 선수 팬들을 중심으로 15만여 그루의 묘목을 튀르키예에 기부했다. 이 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기부였다고 한다. 수교 65년 동안 양국 고위급 인사들이 상호 방문하며 경제와 문화 교류의 폭을 넓혀오기도 했다.

앙카라 시내 한국공원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사진=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나는 수도 앙카라에 있는 한국공원을 찾아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앞에서 묵념했다. 공원 내 안내판에는 6.25 전쟁 당시 튀르키예 군인 2만1,212명이 참전해 724명 전사, 166명 실종, 1,599명 부상했다고 적혀 있다. 기념탑 앞 벽면에 전사자 명단을 빼곡히 새겨 놓았다.

지리적으로 보면 한국은 아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한 반도국이고, 튀르키예는 아시아 서쪽 끝에 있는 반도국이다. 다만 튀르키예는 국토의 약 3%인 서편 끝자락이 유럽에 속해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스탄불도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운데 두고 유럽 사이드와 아시아 사이드로 나눠져 있다.

튀르키예는 '동서양의 교차로'라는 특별한 지위로 인해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 종교를 서로 연결하고 융합해 내는 독특한 힘을 지니게 됐다. 튀르키예 전체가 역사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곳곳에서 풍부하고 값진 동·서양의 역사 유물과 문화 유적지를 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튀르키예를 "인류 역사와 문명이 압축된 땅"으로 부르는 이유가 짐작됐다.

오랜 시간 이슬람과 기독교가 상호 공존하고 화해해 온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스탄불 성 소피아 성당은 이슬람과 가톨릭 양식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건축물로 통한다. 537년 건축이 끝난 이래 1500년에 걸쳐 916년간은 성당으로, 481년간은 모스크(이슬람 예배처)로 쓰였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성 소피아 성당 천장 돔의 모습. 사진=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이 성당에 입장해 이슬람 신자들 일부가 예배를 보는 가운데 본당 천장에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황금 모자이크를 쳐다보는 느낌이 묘했다. 1935년 이래 박물관으로 사용했으나 현재는 모스크로 쓰이고 있다.

튀르키예인들은 오스만 제국의 후예라는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나라라는 얘기도 들었다. 오스만 제국은 13세기~19세기 초 약 600년 동안 발칸 반도와 아나톨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3대륙에 걸친 광대한 지역을 호령했던 제국이었다. 국부로 추앙되고 있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을 중심으로 1923년 10월 29일 현재의 튀르키예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제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협상을 중재하는 등 중앙아시아와 중동지역 평화를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면적은 한국의 약 8배인 약 78만㎢(세계 36위)로 동서로 뻗어 있다. 그리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불가리아, 아르메니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97%의 국토가 동양(중동)에 속해 있으면서도 2005년 이래 유럽연합(EU) 회원국 후보 지위를 유지한 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68)을 중심으로 가입 노력을 계속 중이다.

인구는 약 8,566만 명(세계 18위/2022년 추정)이며 G20(세계 주요 20개국 모임)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일원이기도 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9,586달러(2021년)로 중진국 대열에 속해 있다. 종교는 이슬람(99%), 기독교, 유대교 등으로 국교가 없다.

내가 찾았을 당시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북쪽 도시의 여름 날씨는 뜨거웠지만 습하지 않아 그늘에선 견딜만했다. 하지만 남부 지중해 쪽으로 갈수록 햇볕이 엄청 뜨거운 데다 덥고(35~36℃) 습했다. 한국 여름 날씨가 순하게 느껴질 정도로 숨이 턱턱 막혔다. 지중해 연안 도시인 안탈리아 상점 주인으로부터 "한창 더울 때 46℃까지 오른 적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튀르키예는 북쪽으로 흑해, 서쪽에는 에게해, 남쪽으론 지중해를 각각 끼고 있다. 여름에 덥지만 지리와 날씨 면에서 농업 강국이 될 만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나 할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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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22-07-30 22:31:27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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