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료 수출 억제 조치 올 여름까지 지속될 전망이어서 세계적 비료 부족 현상 확산
돼지고기 수입은 늘려 국제 가격 올리고 자국의 철강 감산 입장 밝혀 철강 가격은 급등

중국이 러시아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경제전문 채널 CNBC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식량 위기와 에너지값 고공행진을 유발하고 있다면 중국은 암암리에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분석 보고서를 소개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PIIE의 분석가인 채드 바운과 왕이린은 전쟁으로 '세계의 곡물 창고'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비료·돼지고기의 수출 제한과 고율 관세 부과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다른 나라에 그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자국 화학비료 시장의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비료 수출 중단을 명령했다. 이어 10월에는 비료 수출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의무화했다. 이 같은 화학비료 수출 억제 조치는 올해도 이어졌고, 올여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중국 내 비료 가격은 안정된 반면 전 세계적으로 비료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PIIE에 따르면 세계 비료 수출량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인산염 24%, 질소 13%, 칼륨 22% 수준이다.
비료가 부족하면 식량 생산이 줄어든다. 밀·보리·옥수수·해바라기씨유 등 곡물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비료 수출 억제는 올해 세계적인 식량난을 초래할 수 있다.
PIIE는 또한 중국이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이후 돼지고기 수입을 대폭 늘려 세계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을 25% 뛰게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대규모로 발병하자 사육하던 돼지의 40%를 도축했다. 이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이 2배 이상 뛰자 수입 물량을 대폭 늘렸다.
세계적으로 철강 가격이 급등한 것도 중국과 관련이 있다. 최근 몇 년 새 중국이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 내 철강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은 물론 세계 철강 가격이 급등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중국 당국이 탈탄소화 정책을 수정했다. 자국의 철강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고철 수입 금지를 해제했다. 몇 차례 철강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고, 5개 철강 제품의 수출세를 인상했다. 이로써 올해 3월까지 중국 내 철강 가격은 규제 이전보다 5% 하락했지만, 세계적으로 철강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