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자동화비중 높고 소규모 서비스업은 수익악화로 채용부진
국내 기업의 매출이 늘어도 고용은 부진한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특히 생산라인을 기계·자동화하는 제조업과 수익성 악화로 신규 채용 여력이 줄어든 소규모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성장과 고용간 관계:기업자료 이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9년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고용민감도를 산출한 결과 기업의 매출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고용증가율은 0.2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민감도는 2014~2016년 0.31%포인트에서 2017~2019년 0.27%포인트로 0.04%포인트 낮아졌다.
고용 민감도는 매출증가율 1%포인트 변화에 대한 고용증가율 변동폭을 일컫는다. 앞선 3년 사이에는 매출 증가율이 1%포인트 오르면 고용 증가율도 0.31%포인트 높아졌는데 이후 3년에는 같은 조건에서 고용 증가율이 0.2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는 의미다.
고용민감도 둔화 현상은 300인 이상 제조업, 300인 미만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매출이 증가한 300인 미만 서비스업체의 경우 고용민감도가 2014∼2016년 0.28%포인트에서 2017∼2019년 절반 이하인 0.13%포인트로 급락했다. 한은 보고서는 "300인 미만 서비스업의 경우 임시 일용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기업실적이 악화되면 고용을 단기간에 조절하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300인 이상 제조업의 경우 생산직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기계장치 등 설비투자가 늘면서 고용 창출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체의 2017~2019년 기계장치 연간 증가액은 2014~2016년 대비 3배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