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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의 미디어 프로스펙트] ㊤ 한국은 글로벌 OTT 각축장
[이영렬의 미디어 프로스펙트] ㊤ 한국은 글로벌 OTT 각축장
  • 이영렬 서울예술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 younglyo@naver.com
  • 승인 2021.11.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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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이어 애플TV 플러스, 디즈니 플러스 등 가세해 '토종 OTT'에 비상등
싱가폴 '훅' 등 동남아 OTT 업체 가입자 못 모아 수성 실패한 사례 '반면교사'

토종 OTT업체의 생존 몸부림

넷플릭스가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시장에서 독주하는 가운데 애플TV 플러스, 디즈니 플러스가 최근 잇따라 한국에 상륙함에 따라 한국이 OTT 시장의 최대 격전지가 됐다. 한국 OTT 시장의 경쟁구도는 어떻게 바뀔 것이며,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 U+ 모바일TV, 시즌 등 토종 OTT는 어떻게 살아남고, 입지를 넓혀갈지 주목된다. 토종 OTT의 경쟁구도와 생존전략을 3회로 나눠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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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넷플릭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넷플릭스가 이미 점유율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국내 유료 OTT 시장에 또 다른 글로벌 거인들이 발을 디밀어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자료=넷플릭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넷플릭스가 안방을 차지하려는데 애플TV 플러스, 디즈니 플러스가 들어와 건넌방과 대청마루까지 넘보고 있다"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시장에 지난 4일 애플TV 플러스가, 12일 디즈니 플러스가 상륙해 국내 토종 OTT에 비상이 걸렸다.

넷플릭스가 이미 점유율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국내 유료 OTT 시장에 또 다른 글로벌 거인들이 발을 디밀어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 국에 가입자 2억 1400만을, 디즈니 플러스는 61개 국에 1억 7900만 명을 가진 OTT 플랫폼 거인이다.

콘텐츠 왕국 디즈니가 만든 OTT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1년 2개월 만에, 넷플릭스가 10년에 걸쳐 모은 가입자 1억을 한숨에 돌파한 넷플릭스의 대항마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스타워즈, 마블,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명 콘텐츠를 앞세우고 있다. 애플TV 플러스는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시기인 2019년 11월 출범하여 가입자는 4000 만에 그쳤지만 전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후광을 업고 있는 잠재적 강자.

국내에서는 지난 9월 기준으로 넷플릭스의 월간 사용자 수가 1229만으로 유료 구독 시장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토종 OTT 웨이브, 티빙, 왓챠, U+모바일tv, 시즌 등 5사의 사용자를 모두 합치면 53%이다. 토종 OTT로선 넷플릭스 하나에 맞서는 것도 버거운데 또 다른 강자들의 공습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면, 국내 OTT 시장의 경쟁구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선 넷플릭스가 2016년 진출하여 토종 OTT와 경쟁을 벌이는 동남아 지역의 사례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동남아 최대 통신사의 하나인 싱텔이 할리우드 2개 메이저 스튜디오와 합작하여 9500만 달러(약 1,100 억 원)를 쏟아부은 싱가포르의 OTT '훅'(HOOQ)은 출범 5년 만인 지난 해 4월 갑자기 문을 닫았다.

싱텔은 동남아, 호주 등 21개국에서 7억의 가입자(2020년)를 가진 싱가포르의 이동통신사이고, 여기에 미국 할리우드 5대 메이저 가운데 소니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가 합작한 것.

자료=애플TV 플러스,디즈니 플러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콘텐츠 왕국 디즈니가 만든 OTT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1년 2개월 만에, 넷플릭스가 10년에 걸쳐 모은 가입자 1억을 한숨에 돌파한 넷플릭스의 대항마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스타워즈, 마블,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명 콘텐츠를 앞세우고 있다. 애플TV 플러스는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시기인 2019년 11월 출범하여 가입자는 4000 만에 그쳤지만 전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후광을 업고 있는 잠재적 강자. 자료=애플TV 플러스,디즈니 플러스/이코노텔링그래픽팀.

'훅'이 출범한지 이듬해인 2016년 1월 넷플릭스가 싱가포르에 상륙하여 '훅'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혔다. 소니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 뿐 아니라 넷플릭스를 견제한 디즈니로부터도 콘텐츠를 제공받고, 일찍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나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요금제도 유료 가입형에서, 광고 시청 후의 무료 영상과 유료를 결합한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비롯하여 월 단위 구독이 아닌 주 당 1.4 달러의 구독권 판매로 다양화 했다.

그러나, 동남아 지역 중저가 요금 시장에서는 토종 OTT 아이플릭스 (iflix) 및 뷰(Viu)와, 고가 요금제에서는 넷플릭스와 맞선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해 결국 문을 닫았다. '훅'은 5년 간 싱가포르 등 동남아 4개국과 인도에서 유료 가입자를 1백만 명 확보하는데 그쳤다.

'훅'은 지난해 3월 27일 사업 청산을 발표한 성명서에서 "높은 콘텐츠 조달 비용과 플랫폼 운영 비용을 계속 감당할 만큼의 충분한 가입자 수익이 발생하지 못해 자금이 바닥났다"고 사업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동남아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성장하면서 '훅'이 첫 번째 사상자가 되었던 것이다. '훅'의 플랫폼을 국내 쿠팡이 인수해 OTT'쿠팡 플레이'를 만든 것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통신ㆍ미디어 컨설팅 업체 옴디아의 컨설턴트 토니 구나손은 "'훅'의 유료 가입자가 1백 만에 불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폐업 전 상황을 스스로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훅'이 문 닫은 사례는 OTT가 통신ㆍ미디어사의 손쉬운 부가사업이 아니라 매우 어려운 사업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구나손은 "OTT는 아무리 콘텐츠와 플랫폼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해도, 가입자의 충성심과 처분에만 맡기는 사업 특성 때문에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동남아에선 '훅' 외에도 '아이플릭스'가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에 넘어갔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 본사를 두고 2014년 설립된 아이플릭스는 도합 3억 5천만 달러(약 4,1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저가 요금으로 2500만 가입자(2020년 6월)를 확보했으나 2018년 기준 1억6천 만 달러의 부채를 견디지 못해 2020년 '훅'이 문 닫은지 서너 달 후 넘어갔다.

미국에서도 1조원이 넘는 선 투자금을 받고 지난 해 4월 출범한 모바일 전용 숏폼 OTT 퀴비(Quibi)가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퀴비는 CEO로 할리우드의 베테랑 제프리 카젠버그 전 드림웍스 창업자와 이베이의 대표를 역임한 메그 휘트먼을 내세워 출범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영상을 스마트폰 가로와 세로로 볼 때 모두 화면이 꽉 차는 기술(턴 스타일)을 발명하여 주목 받았다. 그러나, 간판 콘텐츠를 내 놓지 못하고 무료 숏 폼 플랫폼들과의 경쟁도 헤쳐 나가지 못해 결국 중도하차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글로벌 OTT 3개사와 토종 유료 OTT 5개사 등의 격전지가 된 한국에서 토종 OTT가 처한 상황에도 시사점을 준다. 국내에서는 향후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에 이어 2위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된다. 사업 규모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며 국가 별로 현지(로컬) 콘텐츠를 제공하는 글로벌 OTT 거인들의 싸움에 토종 OTT들의 등이 터지는 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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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 서울예술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이영렬 서울예술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이영렬 교수=중앙일보 기자, 산업부 차장, 기획팀장을 거쳐 KT olleh tv (IPTV) 본부장, 전사 TFT장을 역임하고 2015년부터 서울예대에서 미디어 및 창업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경영학 박사로서 국제 저명학술지(SSCI)에 논문을 발표했다. 영문 연구서 'Managing Consumers' Online Complaints (2005, KERI)와 IPTV 뉴 비즈니스 혁명(2009,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등을 책으로 펴냈다. 언론계 재직시 한국기자상(2000), 관훈언론상(1998, 공동)을 수상했다. 2015년 영국 컨설팅 그룹 Informa & Telecoms에 의해 인터넷tv 전문가 100인(Connect 100)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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