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중대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에 악영향 불가피"
삼성전자3.4%,삼성물산 6.8%급락등 그룹주 약세…그룹시총 28조 줄어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구속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보다 3.41%(3천원) 내린 8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 주식의 시가총액이 28조원 감소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중앙회,벤처기업협회 등 재계의 선처탄원도 무산됐다.
경제단체도 일제히 유감을 표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배상근 전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왔다"며 "법원의 구속판결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문에서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주가를 끌어 내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원 선고가 나오기 직전인 오후 2시까지만 해도 2.05%(1800원) 떨어진 8만6200원이었다.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 4.43%(3900원) 급락하며 8만410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8만5800원까지 회복했다가 다시 매도 공세로 떨어지며 8만5천원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전장(3343만주)보다 많은 4249만주였다. 외국인이 98만주를 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만주와 56만주를 순매수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도 6.84% 급락하며 14만3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이 4.96%, 삼성SDI도 4.21% 각각 하락하는 등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이로써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의 시가총액은 803조5천억원에서 775조6천억원으로 약 28조원(3.48%) 감소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1.97포인트(2.33%) 하락한 3013.93으로 장을 마쳤다. 오후 2시 3041선을 맴돌던 코스피는 이 부회장 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 3003선까지 밀렸다가 하락폭을 회복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 구속 기간에 삼성전자 주가는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된 2017년 2월 17일 8천원(0.42%) 하락한 189만3천원(액면분할 이 전)에 마감한 삼성전자 주가는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된 2018년 2월 5일 239만6천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26.5%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19.8%)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