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기업공개 직군 강세

국내 증권사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 2억원을 향해 가고 있다. 상반기에만 전체 직원 평균 급여가 1억원을 넘은 증권사가 등장한 데 이어 대부분 증권사에서 1억원을 넘는 직군이 나오면서 '연봉 2억원 시대'가 임박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 증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전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890만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처음 1억원을 돌파했다. 3년 전 7100만원이었던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평균 급여는 지난해 8710만원,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5% 증가하며 1억원을 넘겼다. 이런 추세라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평균 연봉은 2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증권사들도 6개월 평균 급여가 1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적지 않은 직원들이 근무하는 특정 직군의 평균 급여가 1억원을 넘어섰다. 기관을 상대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리서치 등 업무를 담당하는 본사 영업직(남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다른 직군보다 성과급을 많이 받는다. 본사 영업직은 직원 수로 볼 때 전체 직원의 20% 안팎이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이 직군 직원들은 상반기에만 2억3600만원을 받음으로써 이미 2억원을 넘어섰다. 대상 인원은 348명으로 전체 직원(1454명)의 23.9%를 차지한다. 186명(12.7%)이 근무하는 본사 관리직(남성)의 평균 급여도 1억1400만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본사 영업직(남성)이 전체 직원의 18.4%를 차지하는데, 상반기에만 1억6천만원을 받았다. KB증권의 이 직군(14.0%) 평균 급여는 1억2800만원, NH투자증권도 전체 직원의 18.0%가 평균 1억1600만원을 받았다.
삼성증권(1억2천만원), 하나금융투자(1억800만원), 신한금융투자(1억300만원), 키움증권(1억300만원), 미래에셋대우(1억200만원) 등 지난 6월 기준 자산총액 상위 10개 증권사 중 9곳의 특정 직군 상반기 평균 급여는 1억원을 넘었다.
이들 10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평균 급여도 최근 3년간 크게 늘었다.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50% 이상,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은 40% 넘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전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각각 8800만원과 7640만원으로 평균 연봉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의 뒤를 이었다.
10개 증권사 중 8곳의 전체 직원 1인당 6개월 급여는 6천만원을 넘었다. 1년 연봉으로 계산하면 대부분의 증권사 전 직원이 받는 연봉이 1억2천만원 정도인 셈이다. 이같이 증권사 직원들의 연봉이 증가한 것은 올해 주식시장이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급락했다가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활기를 띠면서 성과급이 늘어난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