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명 직ㆍ간접적으로 고용해 인건비만 1조4천억원
쿠팡이 지난해 7조원을 넘어서는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적자는 7천억원대로 줄였다.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 달성과 함께 2018년 1조원을 넘어섰던 손실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쿠팡이 14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은 7조1530억원으로 2018년(4조3545억원)보다 64.2%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1조1276억원)보다 3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적자를 감수하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규모의 경제와 전자상거래 생태계 구축을 우선시하는 ‘아마존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기를 맞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을 비롯해 '아마존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 위메프, 수익 개선으로 방향을 바꾼 티몬 등 3자가 진검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쿠팡의 매출 증가는 2014년 시작한 '로켓배송'이 이끌었다. 상품 직매입을 바탕으로 익일배송을 보장하는 쿠팡 특유의 서비스다. 여기에 자정 안에 주문하면 이튿날 아침 7시 이전에 배송해주는 '새벽 배송'이 힘을 보탰다. 쿠팡은 현재 신선식품을 포함한 수백만 종의 상품을 1년 365일 단 몇 시간 만에 고객에게 배달하고 있다.
이 같은 쿠팡의 빠른 상품배달 서비스는 매출은 신장시켰지만 물류 등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수반하게 했다. 쿠팡은 전국에 축구장 193개 넓이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해 상품 개발자와 배송·물류인력 등 약 3만 명을 직·간접 고용했다. 이는 2018년보다 5000명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인건비 지급액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 1천억원이었던 인건비가 지난해 1조4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쿠팡은 지난 5년 동안 지급한 누적 인건비가 4조680억원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이날 기업현황도 공개했다. 쿠팡의 협력사 10곳 중 7곳은 연매출 30억 이하인 미니기업이며, 이들 미니기업 6만2천곳이 지난해 쿠팡을 통해 4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로켓배송센터는 지난해 168곳으로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 27개보다 6배 늘었다. 아울러 로켓배송센터에서 10분 거리에 사는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는 2014년 259만명에서 지난해 3400만명으로 증가했다. 쿠팡이 선매입해 로켓배송센터를 통해 배송하는 제품 규모는 2014년 303억원 어치에서 지난해에는 7119억원으로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로켓배송의 남다른 속도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예측해 고객과 가까운 로켓배송센터에 미리 준비해두는 기술과 인프라 덕분"이라면서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로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