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수출도 수량과 금액 각각 94% 급감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면서 국내에서 번진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식료품, 특히 맥주가 한국 시장의 기반을 거의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이 27일 발표한 올 1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에로의 맥주 수출량은 4만7600ℓ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99% 감소했다. 금액으론 98.5% 적은 549만엔이었다.
올 1월 감소폭은 물량 기준으로 지난해 12월(-97.9%)보다 더 커졌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 보복 조치로 반도체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수출규제에 들어가기 이전까지 한국은 일본 맥주업계의 최대 시장이었다. 2018년 국가별 맥주 수출액 순위에서 한국은 약 60%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였다.
그런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난해 7월을 정점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7월 전년 동월 대비 18.6% 증가한 793만591ℓ였던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량은 8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90.7% 감소세로 급반전했다.
이어 9월에는 수출량이 1010ℓ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10월에는 일본 재무성 수출통계에 '제로'(0)로 잡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5만5060ℓ, 12월에는 10만605ℓ의 수출량으로 각각 99.3%, 97.9% 감소했다. 올 1월에는 다른 식료품의 한국 수출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인스턴트라면 수출액은 64.0% 감소한 187만엔에 그쳤고, 청주 수출액도 83.8% 감소한 2958만엔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 발표된 일본 재무성의 올 1월 전체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올 1월 한국 수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12.1% 감소한 3715억엔(약 4조196억원)이었다. 맥주가 포함된 식료품 수출이 38.0% 줄었고, 승용차 수출도 수량과 금액 기준으로 각각 94% 급감했다. 이밖에 화학제품은 19.3%, 반도체 등 제조장비 수출은 22.2% 각각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