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사를 끼고 무교동 골목으로 약 100미터 걸어가면 코오롱 빌딩 맞은편에 조그만 빈터가 나온다, 16일 이 자리에 설치된 천막에 우산이 많이 걸려있다. 초록색 물결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퍼포먼스다. 그 옆에 이 재단빌딩(지상 11층,지하 3층)이 들어서 있다. 무교동 20번지.이곳이 우리나라 어린이복지의 산 역사가 숨 쉬는 곳이다. 한국복지재단이라는 옛 이름을 창립 60주년이던 2008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재단간판을 다시 달았다. 이 재단의 모태는 미국 장로교 클라크 목사가 중국에 설립한 중화아동복리회(China Chidren’s Fund·CCF)이다. 이 CCF가 1948년 해외지원 사업의 하나로 우리나라를 돕기 시작했고 이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출발점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한국의 경제 성장세과 발맞춰 빠르게 발전했다. 이 재단은 처음에는 주로 전쟁고아를 보호하는 사업에 치중했지만 지금은 해외는 물론 북한 어린이 돕기에 나서는 등 활동반경이 글로벌화됐다.
마침 이 재단의 자취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역사관이 지난 15일 이 빌딩 2층에 문을 열었고 실제로 여기에는 한국의 경제발전사를 요약한 코너가 있다.이 역사관에 전시된 미국원조 밀가루 포대와 북한당국이 이 재단 관계자의 방북을 승인하는 초청장이 눈길을 끌었다.세계인권선언보다 25년 앞서 1923년에 국제 아동권리 선언이 선포됐다. 그만큼 아동권리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꼭 추구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1989년 UN이 채택한 아동권리 협약을 2년 뒤인 1991년 비준했다. 또 초록우산어린이 재단은 2002년에 국제어린이재단연맹에 가입해 재단활동의 세계화 단추를 끼웠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일반 후원자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9월말 현재 46만명이 재단에 후원금을 냈고 이 가운데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이가 130명이 넘는다. 3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어린이들을 돕는 후원자만 2,000명에 육박한다. 기업들의 지원도 끊이질 않는다. 올해에도 기업은행,포스코건설,롯데면세점,한화,스타벅스,교원그룹 등이 이 재단의 어린이지원 활동을 도왔다.
각계각층에서 정성을 들여 후원을 하는 만큼 재단은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재단운영이 투명하다. 2016년 삼일투명경영대상을 받았다. 이재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가난과 전쟁, 기아와 질병으로 수많은 어린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며 “손 내밀어 주시는 분들의 사랑이 사회를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