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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SK 70년' 최종건ㆍ최종현 語錄 유산 ⑦ "질적, 양적 발전에 사명감"
[특별기획]'SK 70년' 최종건ㆍ최종현 語錄 유산 ⑦ "질적, 양적 발전에 사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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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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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 깊은 형제였고 손 발이 잘 맞는 사업 파트너였던 형의 타계로 1973년 최종현 경영 승계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 계열화의 원대한 구상은 최종건 창업회장의 유지이자 그룹의 비전
많은 이들이 회의론 펼쳤지만 최종현에게 '불가능하다'는 '충분히 시도하지 않았다'의 동의어

우애 깊은 형제였고 손발이 잘 맞는 사업 파트너였던 형을 잃은 슬픔이 가실 사이도 없이, 최종현은 1973년 11월 선경화섬과 선경합섬의 사장에 취임하며 선경 경영권을 승계했다.

그가 짊어진 책임은 매우 막중했다. 자신의 경영 능력을 대내외에 증명하는 한편, 석유파동이 몰고 온 불황을 타개해야 했다. 그는 주위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불식하고 자신의 철학대로 선경을 새롭게 이끌어나갔다. 그것은 존경하는 형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기도 했다.

최종현은 1974년 시작과 함께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전혀 위축되거나 주저하지 않고 원가 상승에 대처한 효율의 극대화, 불황 타개를 위한 조직의 탄력적 재정비, 그리고 석유화학 사업의 준비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갔다.

1975년에는 신년사를 통해 선경의 근본적인 도약을 불러올 원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선경을 국제적인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두 가지 명제를 당부했다.

최종현 선대회장, 1974년 9월 임원회의에서. 자료=SK.

"첫째는 석유로부터 섬유에 이르는 산업의 완전 수직계열화를 확립시키는 것입니다. (···) 둘째는 기업 확장과 더불어 경영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입니다. 국제적 기업으로서 손색없는 경영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75년 신년사는 선경그룹의 본질적인 변화를 알리는 시발점이었다. '석유에서 섬유까지 완전 수직계열화'가 그룹 하드웨어의 완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경영 능력의 배양'은 기업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의 정립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수직계열화라는 원대한 구상은 형인 최종건 창업회장의 유지이자 제1차 오일쇼크가 몰고 온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확고한 비전이었다. 최종현은 이미 2년 전인 1973년 선경직물 20주년 기념사를 통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유에서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일관 체계를 갖춘 '대(大) 섬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는 계획을 천명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건물 앞에서 찍은 사진으로 오른쪽 첫 번째가 최종현 선대회장이다. 사진=SK.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건물 앞에서 찍은 사진으로 오른쪽 첫 번째가 최종현 선대회장이다. 사진=SK.

"섬유 산업을 유지ㆍ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석유화학공업의 진출이 불가피하며 더 나아가서는 석유정제사업까지도 진출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과 저렴한 원가를 보장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훗날 손길승 SK그룹 명예회장의 표현에 따르면 수직계열화는 당시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었다. 많은 이가 가능성에 대해 회의를 피력했으며,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한 임원들도 상당수였다. 하지만 최종현은 확신이 있었다.

그에게 '불가능하다'는 '충분히 시도하지 않았다'의 동의어였다. 그는 치밀한 계획 아래 묵묵히 고독한 길을 걸어갔다. 석유에서 섬유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는 1991년 6월 9개 신규 공장을 갖춘 울산콤플렉스의 완공과 함께 완성되었다. 이는 선진 경영관리체계인 SKMS를 도입하고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수준인 Super Excellent, 즉 SUPEX를 추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최종현은 마침내 형의 유지를 실현할 수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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