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주 말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천여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추가관세 부과 선언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24%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앞서 지난 6월 19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0%로 낮췄었다. 피치의 이번 추가 조정으로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1.76%까지 내려간 상태다. 여기에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추가 하락 요인은 고려되지 않은 것이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피치는 5일 보고서를 통해 "관세 증대와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세계 경제성장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이번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중국의 보복 등으로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이 기존 2.74%에서 2.62%로 0.12%포인트 둔화할 것"으로 추산했다.
피치는 특히 세계 20개국 가운데 멕시코의 성장 전망치 조정폭이 0.25%포인트로 가장 크고, 한국이 0.24%포인트로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주 타깃인 중국은 0.23%포인트 낮아져 한국보다는 충격이 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내수시장의 비중이 중국이 한국보다 크기 때문이다.
피치 외에도 국제금융계에서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 한일 무역갈등으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아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내외 43개 기관 중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스탠다드차타드(1.0%), IHS마켓(1.4%), ING그룹(1.4%), 노무라증권(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등 10곳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외국계 경제전망기관의 시선이 싸늘해지면서 국내에서 외국인자금 이탈 움직임이 뚜렷해져 5일 금융시장에서는 코스피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블랙먼데이 상황이 나타났다. 외국인자금은 지난 2일 4천억원 가까이 이탈한 데 이어, 5일에도 유사한 규모의 이탈 움직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