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 달 물가상승률이 5% 넘게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식품·외식 가격 인상이 맞물려 물가상승률이 9개월째 5%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택시․지하철․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이어 전기․가스 요금도 추가 인상될 예정이어서 공공요금발 물가상승 압력을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 100 기준)로 지난해 1월보다 5.2% 올랐다.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5.0%)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물가 상승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지난해 9월 5.6%에서 10월에 5.7%로 오른 이후 석 달 만이다.
이로써 5%대 물가상승률 고공행진이 9개월째 이어졌다.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0.8%로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았다.
대다수 국가들이 지난해 말부터 물가가 하락세를 보인 반면 한국은 상승폭을 키운 것은 공공요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월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1년 전보다 28.3% 급등해 별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월 전기료는 전월 대비 9.2%,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5% 상승했다. 도시가스는 1년 전보다 36.2% 급등했고, 지역난방비도 34.0% 올랐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기·가스·수도 요금의 기여도는 지난해 7월 0.49%포인트, 10월 0.77%포인트, 올 1월 0.94%포인트로 점점 커지고 있다.
공업제품 가격도 평균 6.0% 올랐다. 경유(15.6%)와 등유(37.7%)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간 가운데 휘발유(-4.3%) 값은 내렸다.
가공식품은 10.3% 올라 전월(10.3%)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 또한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다. 특히 빵(14.8%)과 스낵과자(14.0%), 커피(17.5%) 등이 크게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1% 상승했다.
문제는 향후 물가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2월 1일 서울 택시요금이 올랐고, 4월에는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다. 전기․가스 요금도 추가 인상될 예정이어서 공공요금발 물가인상 압력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