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50%로 전격 인하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2016년 6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을 깬 전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한은 안팎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기로 이날보다 다음달 30일을 유력시했다.
금리인하 시기가 시장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한은의 이번 성장률 전망 수정치 2.2%는 정부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로 내린 바 있다.
이주열 총재는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했다"고 성장률 전망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4월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2.5%로 전망했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우리 경제의 구조 변화를 반영해 잠재성장률을 새로 분석한 결과 2019∼2020년 중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5∼2.6% 수준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앞선 추계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한은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16∼2020년 중기 시계에서 2.8∼2.9%라고 2017년 보고서에서 추산한 바 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6∼2.7%로 추산했다.
한은이 시장 예측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수출·투자·내수 부진에 고용 회복이 견고하지 않은 가운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을 막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타격을 입고, 한일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보이자 한은이 금리인하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금리를 내릴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의회에서 이달 말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한은의 금리인하는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정책공조론'과도 맥이 닿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여러 가지 경제여건이 변화했다"며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이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금리인하가 이번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상황에 따라 11월 말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더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를 섣불리 더 내렸다간 경기대응 여력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와 최근 집값의 불안 조짐 등에 따른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