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2022년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으며,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었다'는 11월 경제동향 평가보다 더 직접적인 표현이다.
KDI는 "(11월 경제동향과) 전반적인 평가는 비슷한데 경기둔화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진단이 어두워진 첫 번째 요인으로 수출 부진이 지적된다. 1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0% 줄어 10월(-5.7%)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특히 대중국 수출감소율이 10월 -15.7%에서 11월 –25.5%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지정학적 긴장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수출부진이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이는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10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었다. 산업생산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속되는 금리인상 여파로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악화했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11월 75에서 12월 70으로 낮아졌다.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은 12월 76으로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BSI는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것으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소비 회복세도 둔화하고 있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2%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줄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5로 10월(88.8)에 이어 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 아래이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