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업계 1위 업체 농심이 추석 연휴 이후 제품 가격을 10% 정도 인상할 움직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오른 국제 밀가루와 팜유 등 원부자재 가격 압박을 버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농심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 다른 라면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원자재 가격이 내려갔을 때 제대로 가격을 낮췄는지는 알 수가 없다며 이익 볼때는 소비자들에게 쉬쉬하고 부담이 생기면 득달같이 가격을 올리는 행태를 꼬집고 있다. 한마디로 농심은 농심 마음대로 소비자마음을 읽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서울 잠실에 사는 한 소비자는 "누구나 이 시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회사차원의 자구노력은 하지 않고 무작정 소비자들에게 원가 부담을 하는 것은 선량하게 회사경영를 하는 자세도 아니고 만일 그것도 모른다면 그동안 농심은 소비자들의 부담 속에 커온 염치없는 기업"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이렇다할 경영혁신 성과와 경영효율화 없이 소비자에게만 부담을 지우려 한다면 농심경영의 한계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농심 관계자는 23일 "추석 연휴 이후 신라면 등 라면 가격을 평균 10% 정도 인상할 계획"이라며 "스낵류도 5~6% 수준에서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심 측은 "국제 원자재 가격 중 크게 오른 것이 밀가루와 팜유인데, 라면 업계는 두 가지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며 "더 이상 압박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감대"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신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추석 연휴 이후 가격이 오르면 1년여 만의 인상인 셈이다.
업계는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 결정이 2분기 영업이익 적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농심의 2분기 매출은 7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농심의 국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