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0:05 (수)
[독점 연재] 김학렬 일대기(105) 한국경제의 영혼 '할 수 있다'
[독점 연재] 김학렬 일대기(105) 한국경제의 영혼 '할 수 있다'
  • 김정수 전 중앙일보 경제 대기자
  • econopal@hotmail.com
  • 승인 2022.12.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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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 Can Do Spirit '이 쓰루 세대가 남긴 소중한 유산
당시 여야라고 이념적편향이나 당리당략이 없던 것 아니었지만 '잘 사는 조국건설' 합심
BTS 등 21세기 우리 젊은이들 ' 모두 행복한 나라 '를 만들자며 ' 쓰루의 꿈 ' 이어가 대견
김학렬 부총리의 22년 관료 생활의 여정은 오로지 '5천년 가난'에 경제성장의 씨앗을 뿌리는 역정이었다. 평소 김 부총리는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기록 하기를 꺼려한 까닭에 그의 육필 자료는 거의 없다. 칠순이 된 그의 장남 김정수 경제 대기자는 지난 수년간 그의 발자취를 더듬고 국가기록원 등 정부 자료집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보관중인 사진 등을 뒤져 그의 일대기를 정리했다.

쓰루가 죽은 지 이제 48년이 된다. 49세에 죽은 아비의 삶을 복원하는 과정은 칠순의 아들에게 진귀한 시간 여행이었다. 내 아들에게, 손자에게 전하고 싶은 내 아버지 세대의 꿈을 되짚어가는 과정이었다.

쓰루 세대가 후세에게 남긴 무엇보다 소중한 유산은 '한마음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Can Do Spirit'이다. 글로벌 커뮤니티는 감탄과 존경을 담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의 집념과 열망을 그렇게 불러줬다.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단기간 안에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할 수 있다'는 시대정신이었고, 그것은 지금도 한국 경제의 영혼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학렬 세대가 후세에게 남긴 무엇보다 소중한 유산은 '한마음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Can Do Spirit'이다.

그 시절에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이루었는지를 아는 사람들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단순히 '좋았던 그 시절'을 그리는 게 아니다. 그 근원을 한 치 더 깊이 들여다보면, 대통령에서부터 말단 관료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국민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는 과업에 '한마음 한뜻'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한마음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Can Do Spirit으로 우리 가슴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쓰루와 그 세대는 '잘 먹고 잘사는 조국을 만들어 후손에게 남겨주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것은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 함께 꾸는 꿈이었다.

꿈이 너무 소중해서였을까. 당시엔 조직화된 반대 세력이 없었다. 일반 시민뿐 아니라 언론도, 심지어 야당도, 빈곤 탈출과 경제 중흥을 최우선 국가과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대 세력이 있었다면 국가과제의 우선순위와 경중에 이견이 있었을 뿐, 나라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그 당시 언론이라고, 그때의 여야라고 이념적 편향이 없거나 당리당략이 없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입장과 성향의 '차이'가 나라경제가 나아갈 바를 가로막지는 않았다.

지금도 그런 행운은 가능할까라고 우리 자신에게 묻는다면, '가능하다', 아니 '가능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그런 답이 쉽게 나오지 않으면 주위를 한번 돌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프리미어 리그의 손흥민, 웸블리 스타디움의 BTS, 글로벌 영화제의 봉준호, MLB의 류현진……. 우리 젊은이들은 스포츠, K팝, K컬처로 세계를 매료하고 있다. 그들에겐 지치거나 어둡거나 거친 구석이 한 군데도 없다. 밝고 부드러우면서도 활기가 넘친다.

그들은 정치나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과거, 구태, 금기, 심지어 국가까지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미래와 자신의 바람을 품고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모습에서 쓰루 세대의 도전정신, 그 시대의 진취와 도약을 읽을 수 있다. 21세기 우리 젊은이들은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자는 꿈으로, '다 같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내 아비 쓰루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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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인 경제학자 김정수(왼쪽)와 그의 아버지인 김학렬 부총리의 일대기를 정리한 '내 이버지의 꿈'(덴스토리刊) 책 표지.
필자인 경제학자 김정수(왼쪽)와 그의 아버지인 김학렬 부총리의 일대기를 정리한 '내 이버지의 꿈'(덴스토리刊) 책 표지.

■김학렬 부총리 일대기의 필자 김정수■ 1950년 김 부총리의 장남으로 출생했다. 김 부총리가 교편을 잡고 있다가 건국 후 처음으로 실시한 고등고시 시험을 치른 직후였고 합격 발표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 해에 6.25전쟁이 터져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피난 갔다.

어린 시절을 거기서 보내다가 아버지가 서울서 관료생활을 하게되자 서울로 올라왔다. 혜화초등학교,경기중,경기고등학교를 졸업 후 서울대에 들어가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줄곧 경제 공부를 이어갔다. 미국 존스홉킨스(Johns Hopkins) 대학원, 독일 킬(Kiel) 세계경제연구소, 산업연구원(KIET),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경제연구원, 미국 브루킹스(Brookings) 연구소 등에서 경제학을 연구했다.

1991년부터 두 해 동안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자문관을 지냈고, 1994년부터 18년 동안 중앙일보에서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수년간 고려대 국제대학원에서 한국경제정책사를 강의하면서 오늘의 우리 경제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일궈졌는지 관심을 갖게 됐다.

중앙일보에서 경제 전문 대기자로 활동할 당시 최우석 전 중앙일보 주필(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역임 ·2019년 작고)의 권유로 '아버지, 김학렬 부총리'의 발자취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물로 2020년 2월 '내 아버지의 꿈'(덴스토리刊)이란 책을 펴냈다. 이코노텔링이 연재하는 '내 아버지 김학렬의 꿈과 시련' 은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 아래 그 책의 주요 장면을 발췌한 후 저자의 감수와 가필로 편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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