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사태 2020년 3월(-15.8%) 후 최악 … 생산도 2.9% 줄어
도시실업률 6.1%로 증가…통계 당국"경제운영에 충격 컸다"

중국 정부의 '제로(0) 코로나' 방침에 따른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중국의 4월 소비와 생산이 우한 사태 발발 당시 수준으로 급랭했다.
경제 전문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감소했다. 소비 침체가 전월(-3.5%)보다 더 악화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6.1%)에 한참 못 미쳤다. 이는 우한 사태의 충격파가 컸던 2020년 3월(-15.8%) 이후 최악의 침체 상황이다.
4월 산업생산도 작년 동월 대비 2.9% 감소했다. 3월에 5% 증가했던 것이 감소세로 전화됐다. 시장 전망치인 0.4%를 크게 밑돌았다. 산업생산도 우한 사태 때인 2020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4월 소비와 생산 지표의 동반 추락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도시를 봉쇄하는 등 경제를 희생시킨 결과다. 공급망이 마비되며 충격을 받은 4월 자동차 생산은 43.5% 감소했다.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는 반도체 생산도 반도체 산업 거점인 상하이 봉쇄 여파로 12.1% 줄었다. 이밖에도 시멘트(-18.9%), 조강(-5.2%), 소형 컴퓨터(-16.8%), 스마트폰(-3.8%) 등 대다수 품목의 생산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국의 4월 발전량이 작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것도 중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졌음을 입증했다.
고용 상황도 급속히 악화됐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1%로 전달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이 또한 우한 사태 당시인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중국 정부가 정한 올해 관리목표 상단(5.5%)을 크게 웃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문에서 "4월 코로나19가 경제 운영에 끼친 충격이 비교적 컸다"면서도 "이는 단기적인 것으로서 우리나라 경제가 안정 속에서 발전하는 기초여건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최근 열린 웨비나(웹을 통한 세미나)에서 "올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심각성이 2020년 우한 사태 때의 10배 이상"이라면서 "올해 성장률이 정부가 정한 5.5%는커녕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8년 이후 최악이던 2020년의 2.3%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쉬젠궈 교수에 따르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는 1억6000만명, 경제 피해액은 18조 위안(약 3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18조 위안은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5.7%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