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임금근로자 빚의 4배…올 9월까지 대출액 887조원
1년새 14.2% 증가 … "연체율 낮은편이나 잠재위험 커"

올해 3분기 국내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1인당 평균 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일반 임금근로자의 약 4배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면 서비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빚을 내 버티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4.2% 늘었다.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 속도가 전체 가계대출(10.0%)보다 빠르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은 3억5000만원으로 비(非)자영업자(일반 임금근로자 9000만원)의 4배에 육박한다. 업종별 증가율은 도소매(12.7%), 숙박음식(11.8%), 여가서비스(20.1%) 등 대면서비스 분야에서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을 소득에 따라 나눠보면 3분위(20.4%), 2분위(17.4%), 1분위(17.3%) 순이었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대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자영업자는 올해 3분기 현재 578조1000억원을 은행에서, 309조5000억원을 비은행권에서 빌린 상태였다.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 19.8%)이 은행 대출 증가율(11.3%)을 크게 웃돌았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현재 0.19%로 낮은 편이다. 지금은 금융 지원 등의 영향으로 낮지만, 여러 측면에서 잠재 위험이 크다는 한은의 판단이다.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69.3%로 비자영업자(55.7%)보다 높다. 특히 환금성이 낮은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 비중(29.0%)이 비자영업자(11.7%)의 2.5배에 이른다. 향후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취약해진다는 의미다.
자영업자의 대출 가운데 상환 부담이 큰 일시상환대출이 45.6%, 만기 1년 이내 대출이 69.8%에 이르는 점도 걱정거리다. 한은은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관계 당국과 금융기관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