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는 0.84명 최저치
고령화 사회 진척 … 자연감소 가속화 전망

통계청이 발표하는 국가 공식통계로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3만2700명 자연 감소했다. 저출산 여파로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음에 따른 것으로 인구의 자연감소 속도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4명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30만2700명)보다 3만300명(-10.0%)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래 최소치다.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보다 1만명(3.4%) 늘면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는 3만2700명 감소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는 2010년까지만 해도 20만명을 넘었는데 2017년(7만2천명)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018년 2만8천명, 2019년 8천명으로 급속도로 줄었다. 통계청은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고령화 속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처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15년 동안 40만명대를 유지하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17년 30만명대로 내려갔다. 그 뒤 출생아 수가 급전직하하면서 불과 3년 만에 20만명대로 진입한 것이다.
출산율의 급속한 저하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로 입증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0.84명으로 떨어졌다. 2018년(0.98명)부터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 1명 아래에서 줄어들면서 한국은 지구상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로 기록됐다.
우리나라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평균(2018년 기준 1.63명)의 절반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을 시도별로 보면 전국 8개 특·광역시와 9개 도 모두 전년보다 낮아졌다. 특히 서울은 0.64명으로 모든 시도를 통틀어 가장 낮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시행하며 2020년까지 총 225조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저출산 대응 예산은 40조2천억원으로 2006년(2조1천억원)의 20배였다. 하지만 출산율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혼인이 큰 폭으로 감소해 향후 출생아 수는 더욱 감소할 여지가 있고, 사망자 수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인구 자연감소는 조금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