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 19:40 (토)
북핵의 정부중재는 ‘스몰딜’보다 '비핵빅딜’비중을
북핵의 정부중재는 ‘스몰딜’보다 '비핵빅딜’비중을
  •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 yunheelife2@naver.com
  • 승인 2019.03.04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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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도난마식 '핵 없는 평화'만이 지속 가능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은 비핵화회담이 얼마나 어려운줄을 웅변처럼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스몰딜을 놓고 핑퐁게임하기보다는 빅딜이나 일괄타결 방식으로 비핵화를 풀지 않으면 북한의 핵 병진노선을 완성해주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첫술에 배 부르랴 하겠지만 비핵화 담판은 쾌도난마식 거래가 맞는 것 같다. 핵 있는 평화는 지속가능한 평화가 아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은 비핵화회담이 얼마나 어려운줄을 웅변처럼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스몰딜을 놓고 핑퐁게임하기보다는 빅딜이나 일괄타결 방식으로 비핵화를 풀지 않으면 북한의 핵 병진노선을 완성해주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첫술에 배 부르랴 하겠지만 비핵화 담판은 쾌도난마식 거래가 맞는 것 같다. 핵 있는 평화는 지속가능한 평화가 아니다.(YTN/청와대홈페이지 캡쳐)

‘한반도비핵화’는 머나먼 길인가. 아니면 애시당초 이룰 수 없는 목표는 아니었을까. 지난달 28일 북미 2차 정상회담의 결렬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필자 역시 한반도의 평화는 곧 통일의 마중물이요, 남북이 손잡아 한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평화가 경제다’는 단순 수사(修辭)가 아니라 이치에 맞는(plausible) 한반도 ‘해빙 슬로건’으로 읽혔다.

그러나 ‘김정은-트럼프’ 대면 협상은 무너졌다. 두 번이나 가동 됐지만 진전은 커녕 앞길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확인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적 선택 일 뿐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트럼프 앞에서 “비핵화 의지가 없으면 여기(하노이)까지 오지 않았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언급이 허망하게 들렸다. 김정은이 핵 병진 노선을 주창 할 때 부터 징조는 불길했다. 20년 넘은 비핵화 회담 끝에 구축된 협상 프레임인 6자회담도 내 팽겨치고 대화의 문을 닫아버렸다. 핵무력화(핵탄두의 경량화와 소형화+ICBM완성)에 올인 했고 그렇게 했다고 2년전에 북한은 선언했다. 그 다음에 못 이기는 듯, 아니 마치 시혜를 베풀 듯 대화의 장에 나왔다. ‘평창 겨울 올림픽은 한민족의 축전’이라며 교묘하게 틈새를 파고 들었다. 물론 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공을 들인 결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북한은 예전의 북한이 아니다. 그 전엔 핵 개발 도중에 협상을 하는 바람에 손에 쥔 것이 없었으나 이젠 달라졌다. 핵이라는 ‘벼랑 끝 괴물’을 갖고 있다. 북한 자신들의 의지대로 핵 협상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다만 유엔 제재로 인해 경제가 돌아가지 않으니 우선 몇몇 스몰딜로 이를 헤쳐 나가려는 의지만 엿보일 뿐이다. 민수용 무역거래를 풀어달라고 하지만 그게 경제제재의 핵심이자 전부다. 북한체제의 통제시스템이면 얼마든지 민수용이 군수용 되는 것은 손을 뒤 집는 것만큼 쉽다.

영변 핵시설 외에 더 있는 것 중 하나 더 폐쇄하라는 미국측의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면 양파껍질 벗기듯 시간을 벌다 보면 김정은의 ‘핵 병진 노선’은 자연스럽게 국제사회가 받아 들일 것이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핵보유국 지위의 획득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보는 것은 아닐까.

미국도 이쯤해서 여러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모양새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프레임에 이왕 들어온 이상 김정은이 되돌아가기에는 멀리 나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 회담이 틀어졌다고 예전처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 싯점에서 한숨을 돌리면서 ‘끝장 비핵화’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조금씩 경제 제재를 풀어서 조금씩 얻는 ‘스몰딜’로는 하 세월이라 여길 것이다. 

이젠 비핵화 협상의 패러다임을 확 바꿔야 한다. 행동대 행동 원칙으로 하나씩 풀어가는 길은 요원할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 삐걱거릴지 모른다. 스몰 딜 몇 개를 쌓아봐야 시지프스의 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비핵화 회담의 방법과 형식을 더 농축할 필요가 있다. 빅딜 또는 일괄 타결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비핵화 시간표’와 ‘핵시설의 전면공개’, 나아가 핵폐기와 봉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체제 불안을 우려하며 반발 할 것이다. 유일한 방패를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는 길은 남북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 국제사회가 머리를 맞대 풀어가야 한다.

우리 정부의 역할도 거기에 모아 져야지 스몰 딜의 다리를 놓거나 몇몇 스몰딜로 물꼬를 일단 터 보자는 임기응변식 중재는 북한이 바라는 시나리오일 뿐이다. 지난 비핵화의 여정이 이를 잘 웅변하고 있다. 스몰딜을 하다보면 사안의 본질만 흐릿해지고 북핵은 더욱 더 꽁꽁 숨어 버릴 것이다. 첫술에 배 부르랴 하겠지만 북핵제거는 쾌도난마처럼 풀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복귀후에 "핵이 있는 북한 경제의 미래가 없다"고 못 박은 점도 그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 잖다.이승만 대통령은 북한이 남침한 6.25전쟁을 분단상태에서 종식하려는 미국에 반발해 반공포로를 석방하고 ‘통일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미국은 우리와 안보동맹을 맺고 막강한 화력을 갖춘 미군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뒀다. 그 토대 위에 나라는 부강해졌다. 비핵화 회담도 마찬가지다. 스몰딜보다 빅딜에 우리의 중재역량을 모아야한다. 그래야 평화를 유지하고 나라를 지키는 길이 열릴 것이다. ‘핵이 있는 평화’는 지속 가능한 평화가 아니다.<고윤희 이코노텔링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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