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나무는 수천여 가지…새 종류도 지속 발견
시내는 온통 초목 무성… 식물원이나 정원 방불
8시반 호텔식당으로 가다. 사람들이 제법 많다. 식당도 깔끔하고 음식도 아주 청결해 보이고 채소요리가 아주 입맛에 맞았다. 오늘은 징홍시내 주요 관광포인트를 모두 훑어볼 작정이다.
가장 먼저 발걸음이 향한 곳은 민족풍정원이었다. 약 30헥타아르 규모의 땅에 열대수목과 과수들이 듬성듬성 심어져 있고 다이족 등 6개 소수민족의 風情館이 들어서 있지만 그다지 여행자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다.
다음 찾아간 곳은 가까운 곳에 있는 시수앙빤나 南藥園으로 이곳은 중국의학과학원의 산하조직으로 열대약용식물자원을 보호하고 민족민간의약을 발굴 정리하는 등 중국의 남쪽 약용생물자원을 연구하는 주요 연구기지다.
다양한 식물군을 구경할 수 있었고 들어갈 때 후문을 이용했는데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두어시간 약용식물 등을 둘러보고 정문으로 나가는데 여기서는 입장료를 40위안 받는다. 본의 아니게 공짜 구경을 하게 됐다.
이미 두 곳을 둘러보았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아 인근의 운남성 열대화훼원을 갔다. 이곳에서는 정식으로 40위안의 입장료를 받는다. 이곳은 진짜였다. 중국을 여러 곳 여행하다 보면 관광지에서 돈을 받는 곳과 돈을 받지 않는 곳이 있는데 돈을 받는 곳은 거의 대부분 돈내고 참관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는 대체적인 경향성이지 반드시 그렇지는 않고 무료로 둘러볼 수 있는데도 아주 훌륭한 곳도 적지 않다.
열대 화훼원을 들어가서 잘 관리되는 수없이 많은 다양한 열대수목을 한없이 원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수많은 나무에 학명과 중국명을 알 수 있게 표지를 해두어 많은 공부도 된다. 이곳을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평소에 많은 의문을 품고 있었던 야자와 종려의 구분에 관한 설명을 보고 실물을 대비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역설적이지만 확실한 것은 야자와 종려가 두드러진 확실한 구분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 확실한 수확이었다.
세계적으로 종려의 종류는 이미 수천여 가지나 되고 새로운 종이 자꾸 발견된다는 설명문이 아주 오래 기억에 남는다.
결국 야자나 종려는 같은 것이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외관이 종려와 비슷하지만 달리는 열매가 빈랑인 빈랑나무는 종려와 수확물이 다르다는 점에서 구분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파초 종류도 어떤 것은 파초로 작명되지만 어떤 것은 또 종려로 나무이름이 붙어있다. 참 어렵다. 보리수와 대엽 용수, 용수 등도 같은 과의 수목임을 화훼원에서 여러 가지 수목을 관찰하면서 얻은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나무 이파리는 없이 흰색의 줄기로만 이뤄진 특이한 나무인 계단수도 주목을 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열대 수목을 원도 없이 바라보고 둘러볼 수 있어서 비록 다리는 많이 아팠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
약 2시간여를 이곳 화훼원에서 열대수목에 파묻혀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이곳을 나와 식당으로 향했다. 어느덧 3시가 돼간다. 늦은 점심이다. 야채요리와 냄비두부요리를 주문했다. 두부요리가 좀 특별했는데 고추와 마늘 그리고 산초 등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토마토와 두부를 넣어 조리한 음식이었다.
토마토를 메인요리에 사용한다는데 대해 그다지 익숙하지 않았는데 기본 양념류와 토마토 그리고 두부가 약간 걸죽하게 조리되면서 약간 칼칼하면서도 토마토의 부드러운 맛과 조화를 이루며 맛이 아주 좋아졌다.
많이 걷고 아침식사를 한지도 오랜 시간이 지나 실컷 먹어서인지 배가 아주 부르다. 배도 부르고 소화도 시킬 겸 어제 밤 갔던 중국 패스트푸드점으로 가서 커피를 주문해 마시고 다음 일정을 좀 생각해보았다.
먼저 징홍시내 지도를 펼쳐봤더니 마지막 일정으로 생각했던 만팅공원과 남부터미날이 한 동네에 있다. 우선 터미널로 가서 모레 보이차의 고장 보이시로 갈 차표와 내일 가볼 멍하이행 버스표를 사기로 하다. 택시를 탔다. 기본요금이 5위안이었지만 이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거의 10위안이 기본요금이 된듯하다.
터미널에서 내려 내일 모레 버스표를 사고 가까이 있는 만팅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도 입장료 40위안을 받는다. 공원입구는 다이족 전통건축기법을 사용한 대문이 이국적인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공원 입장이후 보는 열대수목들도 웬지 시들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오전에 이미 수없이 많은 열대수목을 눈으로 보고 설명문을 통해 학습을 한 터라 별다른 감동이 전해오지 않는다.
좀 더 걸음을 옮기니 공원내 불교사원이 보인다. 숲속의 계단을 수십계단 올라가면 白塔이 보이고 좀 더 가면 남방불교 사원모습이 가득 들어온다.
사원의 모습과 색채가 더할 수 없이 아름답고 화려하다. 기본적으로 사찰의 모든 색채가 황금색이다.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일본에서 보는 사찰의 풍격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국적인 절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그 속으로 빨려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찰 건물이 화려하면서도 구조공학적으로도 안정감이 있고 미적감각이 뛰어나다 싶다.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사원 곳곳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니 태국왕실에서 많은 시주로 이 절의 일부를 짓게 됐다는 기록이 보인다.
푸미폰국왕과 공주의 이름도 보인다. 이번 운남 남서부 지역을 여행하면서 접하고 느낀 가장 강렬한 문화적인 특성과 충격은 북방불교의 전통과는 다른 남방불교와 이 종교의 건축양식에 영향을 받은 사원과 기타 건물군을 많이 참관한 점이다.
이미 미얀마와의 국경도시 루이리와 망시에서도 미얀마 풍의 건물을 본 바 있지만 징홍에서 사원을 그것도 아주 화려한 모습의 사원을 보게 된 것은 오랜 시간 강하게 뇌리에 각인될 것 같다. 정말 아주 남쪽으로 왔다는 실감이 난다. 열대수목과 남방불교사원! 이제 내일은 징홍 교외를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