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100년행복연구센터 "경조사 눈치, 여가 못즐겨"

우리나라 50세 이상 퇴직자들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약 12.5년간의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재취업을 하거나 생활비를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50∼64세 퇴직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조사한 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을 11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로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한 시기는 50∼54세가 38.1%로 가장 많았다. 이보다 이른 45∼49세에 퇴직한 경우도 23.2%나 됐다. 이들이 퇴직한 뒤 국민연금을 받는 시점까지 기간,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crevasse)'는 평균 12.5년이었다.
조사 대상 중 62.8%가 생활비를 퇴직 전보다 28.7% 줄였다. 퇴직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생활비는 월 400만∼500만원이었지만 실제로 쓰는 한 달 평균 생활비는 251만7천원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한 달 생활비 200만∼300만원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 하며 먹고 사는 정도'일 뿐"이라며 "경조사를 챙기고 여가도 즐기려면 그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퇴직자 가운데 84.8%(맞벌이 포함)가 다른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당 월평균 수입은 393만7천원(외벌이 331만5천원·맞벌이 513만9천원)이었다.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선 퇴직자 중 '이번 달부터 당장 생활비가 모자라다'(7.2%)라거나 '종종 부족하다'(9.7%)는 이들이 16.9%였다.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면 1년 안에 형편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6.4%로 셋 중 한 명꼴이었다.
응답자의 54.2%는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월평균 110만원을 저축했다. 퇴직자들 가운데 노후 자금이 충분하다고 여기는 응답자는 8.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