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ㆍ승용차ㆍ 반도체 등 주력 업종 14.9% ~53.5% 감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우리나라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4월 들어 주요 업종과 시장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관체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1월부터 3월까진 비교적 선방했다. 1월 수출은 6.1% 감소했지만 일평균 수출이 14개월 만에 처음 증가했다. 2월 수출은 4.5% 반등했다. 3월에는 다시 0.2% 감소했으나 코로나19의 충격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이었다.
수출은 4월 들어 급속히 악화했다. 2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217억2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9% 감소했다. 조업일수가 이틀 적은 점을 고려해도 감소율이 16.8%나 된다.
조업일수를 감안하지 않은 통계에서 반도체(-14.9%), 승용차(-28.5%), 석유제품(-53.5%), 무선통신기기(-30.7%), 자동차부품(-49.8%) 등 주력 수출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수출 대상국별로도 중국(-17.0%), 미국(-17.5%), 유럽연합(EU·-32.6%), 베트남(-39.5%), 일본(-20.0%), 홍콩(-27.0%), 중동(-10.3%)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일제히 위축됐다.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셧다운(일시적 가동중단),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 국제유가 급락 등이 자동차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통상 월말에 감소폭을 메우는 경향이 있어 20일간 수출 실적만으론 증감을 예측하기 어렵다.
외국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한국의 무역구조 상 수출이 줄어들면서 수입도 감소했다. 1∼20일 수입액은 251억8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 줄었다.
정보통신기기(6.5%), 승용차(15.8%) 등의 수입은 늘었지만 원유(-50.1%), 기계류(-11.8%), 석탄(-40.2%) 등은 감소했다. 국가별로 싱가포르(2.4%)를 제외한 중국(-3.5%), 미국(-13.2%), EU(-12.4%), 일본(-16.4%), 중동(-51.0%) 등에서의 수입이 모두 줄었다.
이에 따른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34억55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억12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세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져 무역수지가 적자를 내면 3월까지의 98개월 연속 흑자행진도 멈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