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기 승무원이 제주국제공항에 착륙준비를 한다는 안내방송을 하자 비행기는 일순 바다와 가까워진다. 이때가 제주의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비행기가 구름을 뚫자 해안선 자락이 보인다. 지난 22일 오후 2시45분경이다. [이코노텔링]취재팀의 셔터가 연신 터진다. 날씨는 흐렸지만 저 멀리 바다에 설치된 풍차의 대열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제주도 한경면 앞바다에 설치된 풍차들이다. 가깝게는 해안선에서 600m떨어졌고 멀게는 1200m밖에 서있다. 모두 10기이다. 여기서 2만4천가구에서 1년간 쓸 전력이 생산된다. 제주는 바람이 센 지역이어서 한경면 앞다바의 평균 바람의 속도는 초속 5m를 넘는다고 한다. 그래야만 풍력발전이 가능하다. 풍차가 들어서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처음에는 해양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해안마을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딛혀 풍차 설치공사 허가가 난지 10년동안 한 발짝도 진척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풍차가 돌아가기 시작했다.17개월 동안 쉬지 않고 제주의 바람과 호흡중이다. 총사업비 1700억원의 10%가 주민보상비로 들어갔고 매년 매출의 일정 부분을 마을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제주도는 전력용 해양 풍차를 더 설치해 탄소배출 제로지역을 꿈꾸고 있다. 2030년까지 전력 수요의 100%를 육·해상 풍력발전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방침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양 생태계 파괴와 어류 멸종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어 제주도의 풍력발전 계획이 순항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 글·사진=김승희 기자(제주행 항공기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