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獨보다 높아…중간재의 중국수출 비중은 80% 육박

한국이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큰 대표적 국가 중 하나인 것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가치사슬(GVC·Global Value Chain)에 촘촘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 무역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VC 참여율(2017년 기준)은 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8개국 중 6위였다. 주요 18개국은 OECD 회원국 중 세계교역 비중이 0.5% 이상인 나라들이다.
GVC는 두 개 이상 국가가 참여하는 생산 네트워크로 GVC에 활발하게 참여할수록 국제적 분업과 협력을 통해 생산비용을 줄이고 빠른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외부적 요인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한국 자동차업계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차량에 들어가는 배선 뭉치(와이어링 하니스)를 제때 조달받지 못해 공장 가동을 멈추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의 GVC 참여율은 세계 평균인 53%를 웃돌았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51%), 영국(50%). 일본(45%), 미국(44%)보다도 높았다. 한국보다 GVC 참여율이 높은 나라는 체코(71%), 벨기에(69%), 오스트리아(67%), 네덜란드(66%), 폴란드(61%)였다.
2018년 한국의 중간재 수출 비중은 71.4%로 세계 평균(56.5%)보다 15%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화학, 석유제품, 반도체는 중간재 수출 비중이 100%였다. 철강(98%)과 자동차부품(97%)도 100%에 가까웠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2014년 77.8%에서 2016년 63.7%로 낮아졌다가 2017년 68.8%, 2018년 70.4%로 다시 높아졌다.
GVC의 가장 핵심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6.9%이다. 한국은 최대 무역국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경제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수출 25.1%, 수입 21.3%였다
GVC 구조상으로도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79.5%로 중국 의존도가 높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면 한국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한국 경제가 받는 타격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