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1 20:27 (화)
뉴욕을 만든 사람들㉚ 스콜세지의 '어둠의 세계'
뉴욕을 만든 사람들㉚ 스콜세지의 '어둠의 세계'
  • 곽용석 이코노텔링 기자
  • felix3329@naver.com
  • 승인 2020.01.13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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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때 영화스토리 구성할 정도로 영화에 빠져 줄곧 '뉴욕의 이면' 파헤쳐
그의 눈엔 '비열한 거리'로 비친 뉴욕을 '욕망의 각축장'으로 묘사해 주목
배우 드 니로와 디카프리오와 팀 이뤄 '택시드라이버' '갱들의 두목'합작

독불장군ㆍ마초ㆍ반항아ㆍ어둠의 자식들‥.  그가 만든 영화 주인공들의 성격이다. 신사적이고 깨끗하고 밝은 상류층의 사람들의 이야기완 거리가 멀다. 이런 분위기를 느와르(noir)라고 한다. 프랑스말로 '검다'는 뜻이다. 사전을 빌려 설명한다면. 버림받았거나 소외된 어두운 곳에서 사는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담은 암흑가의 영화를 가리킨다.

그는 특히 대도시, 뉴욕을 무대로 소외된 사람들의 삶에 천착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대한 영화평이다. 그를 이야기 하려면 꼭 함께 하는 영화배우가 있다. 바로 로버트 드 니로다.

최근 한 영화제에서 함께한 마틴 스콜세지(가운데) ,로버트 드 니로(좌) 및 디카프리오(우) 3인방. 한 감독과 두 배우는 궁합이 맞았다. 사진=엠파이어온라인닷컴
최근 한 영화제에서 함께한 마틴 스콜세지(가운데) ,로버트 드 니로(좌) , 디카프리오(우) . 마틴과 두 배우는 궁합이 잘 맞았다. 사진=엠파이어온라인닷컴

둘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이탈리안 피가 섞였다. 뉴욕에서 태어났고, 같은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물론 그 시절에 친구로서 만나지는 않았다. 나중에 서로를 알게 된다. 성년이 되어 영화 시사회에서 우연히 만난다.

그리곤 바로 친구가 된다. 나이도 한 살 차이다.  지금 그렇게 40년 넘게 우정을 쌓아가며 미국영화를 한 차원 높여가고 있다. 각본이나 시나리오 초안을 보면 지금도 서로 돌려보며 자문을 주고 받는다. 2019년 11월 개봉한 「아이리시맨」에서 드 니로가 주연으로 나오면서 그들의 탄탄한 관계를 또 증명했다.

마틴 스콜세지는 1942년 뉴욕 퀸즈 플러싱에서 태어났다. 그리곤 맨해튼 남쪽 동네인 리틀 이탈리아에서 살았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이주해온 카톨릭 신자인 부모의 의지대로 '리틀 이탈리아'에서 교육을 받았다. 어릴적 부터 천식을 앓았다. 건강이 썩 좋지 않았다. 마음껏 뛰어놀 수도 없었다. 체구도 작았다.

그의 유일한 낙은 영화 관람. 부모가 보조 배우로서 파트타임을 뛴 적도 있어서 그 영향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뉴욕은 자신이 어릴 때부터 자란 곳이지만 늘 이질감을 느낀 공간이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부모님들의 신세계로 찾아온 곳에서 태어났기에 뉴욕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나가는 것 조차 싫어했던 그는 혼자서 보는 TV와 어두운 영화관이 그래서 그는 좋았다.

 8살에 영화 스토리를 구성할 정도로 영화에 심취했다. 대부분 나이 들어서, 어린 시절을 떠 올리면 분명 자기가 좋아했던 모습들이 나타난다. 바로 그런 행동과 생각들이 결국 인생 전체를 지배한다. 현재 자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 갈지를 놓고 흔들리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라. 그래야 좀 더 평온하고 안정적이며 만족스런 삶을 살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신부가 되기를 원하는 부모의 기대완 달리 영화 감독이 소원였다. 60년 뉴욕대 영화과에 입학, 수 편의 단편 영화를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졸업 후에 장편 <누가 내 방문을 두드리는가?(Who's That Knocking At My Door) 1969년>로 데뷔했다. 이게 유명 프로듀서인 로저 콜만의 눈에 든다.

첫 작품 반응은 그저 그랬다.  그 다음 내놓은 것이 ‘비열한 거리’다. 마틴 스콜세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가 비평가들에 의해 주목을 받게 된다. 자기 존재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영화가 됐다.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와의 첫 만남이었던 이 작품은 뉴욕에 거주하는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초상을 리얼하게 그린 영화이다. 스콜세지 감독 자신의 청년기 모습을 주로 담았다. ‘비열한 거리’(1973)이후 ▶택시 드라이버’(1976)▶ 뉴욕, 뉴욕(1977)▶성난 황소(1980) 등 그의 초기 작품 4편 모두에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으로 나섰다.

‘택시 드라이버’는 베트남 참전 군인(로버트 드니로)이 겪는 전쟁 트라우마를 그렸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뉴욕 밤거리를 헤매고 다닌다. 사회 밑바닥의 인물을 끌어올려 관객들에게 해결 과제를 던진다. 그 영화에 조디 포스터가 10대의 매춘부로 등장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 영화는 칸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알린다. 칸에서의 수상 후광으로 영화제작 자금확보에 여유가 생긴 마틴 스콜세지는 12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뮤지컬 ‘뉴욕, 뉴욕’(1977)을 무대에 올린다. 그러나 보기좋게(?) 실패한다.

계속되는 성공이 없고 이어지는 실패도 없다. 이후 슬펌프에 빠진다. 한 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다시 비평가들의 찬사를 얻은 영화가 바로 ‘성난 황소’다. 이 영화 역시 로버트 드 니로가 복서로 주연을 맡았다. 명실상부한 마틴 스콜세지의 대표작이며 그의 혼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끊임없는 폭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파멸로 몰고 가는 자신에 대해 스스로에게 채찍을 들어 링 위에서의 자멸 장면은 그가 아니면 그려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최근엔 주인공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자주 나온다. ‘갱들의 뉴욕’(2002년), '에비에이터'(2004년), ‘The Departed’(2006년, 그의 첫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작). ‘셔터 아일랜드’(2010년). 내리막길 타는 디카프리오가 그에 의해 부활했을 정도로 그의 영화제작 열정은 식지 않았다.  최신작 '월가의 늑대들' (2013년) 에서 다시 한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다.

뉴요커인 우디 앨런이 뉴욕의 상류층 백인들의 대상으로 하얀 색의 영화를 만들었다면 마틴 스콜세지는 마이너한 인간 군상들을 중심으로 어두운 색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실패가 예정된 작품도 만드는 고집쟁이'로 손꼽히는 독특한 인물이다.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 이처럼 대부분 무겁고 파괴적인 영상들이 곳곳에 나온다.

그는 그 어둠 속에서도 지키고 있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리얼리즘이다. 그는 사실을 기본으로 한 스토리를 만든다. 대부분이 실제로 있었던 사건들을 자기방식대로 재해석한다. 영상도 사실적이다. 너무 적나라해서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서 그의 영화는 보기가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일부 매니아층만 좋아하는 감독반열에 오른 이유다.

그는 살아있는 영화계의 전설이 됐다. 아카데미 영화감독상 후보에 오른 것만 8번이다. 생존한 감독중 최다 횟수를 기록중이다. 그는 4번의 결혼과 이혼을 하고 10여년 전에 5번째 결혼를 했다. 그는 뉴욕을 그렇게 좋아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약 50년 동안 오로지 뉴욕을 배경으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뉴욕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 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그는 결코 뉴욕의 부와 명예, 화려함의 이미지만을 대변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비열한 거리였고, 욕망의 각축장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 하게도 관객들은 뉴욕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을 그의 영화를 통해 더욱 강하게 느꼈다.. 그런 면에서  '뉴욕을 만든 사람'에서 그를 빼 놓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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