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절반 가량은 “사회 믿을 수 있다” 허탈
“가정 보다 일 우선”비중도 갈수록 약화추세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고 보는 인식이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또 20대와 30대 절반 이상은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통계청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전국 1만9천 표본 가구 내 13세 이상 가구원 3만7천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다.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일생을 노력한다면 본인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2.7%로 10년 전(37.6%)보다 14.9%포인트 감소했다.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28.9%가 ‘높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10년 전(48.3%)보다 19.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녀의 경제·사회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수저계급론’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을 상층으로 여기는 응답자는 본인 세대와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각각 58.5%, 48.6%)을 높게 본 반면 하층으로 여기는 응답자는 가능성을 낮게(12.5%, 21.5%) 보았다. 대도시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주거비용 부담과 과다한 사교육 비용,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흔들고 부와 신분의 계층 대물림을 심화시키고 있음이다.

올해 처음 조사한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항목에서는 우리 사회에 대해 ‘믿을 수 있음’으로 응답한 경우가 50.9%로 ‘믿을 수 없음’(49.1%)보다 약간 많았다. 사회에 대한 불신 풍조도 만연해 있음이다.
연령별로는 13~19세의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54.8%로 가장 높은 반면, 20대(45.1%)·30대(48.5%)의 신뢰도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혀 믿을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20대와 30대에서 각각 7.9%·6.1%로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회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서 남을 돕는 손길도 줄고 있다. 지난 1년간 기부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중은 25.6%, 향후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의 비중은 39.9%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1.9%)가 가장 많았다.
가정보다 일을 우선으로 여기며 일하는 인식도 점차 옅어지고 있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42.1%로 2011년보다 12.4%포인트 줄었다. 이와 달리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44.2%로 같은 기간 10.2%포인트 늘었다. 특히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이 처음으로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을 앞질렀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남성(48.2%)이 여성(33.8%)보다 높았다.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5%에서 13.7%로 늘었다. 통계청은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 3명 중 2명(65.1%)은 노후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55.2%)이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고령자의 노후 준비 비중은 55.3%로 10년 전(46.7%)보다 8.6%포인트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