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마 정리․피보나치 수열 등 수리형 출제에 응시생들 "까다로웠다"
삼성 입사를 위한 필수 관문인 삼성그룹 신입 공채 직무적성검사(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가 20일 국내외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응시생들은 상반기 시험보다는 평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취업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GSAT에 5만여 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19일 시행된 금융공기업과 대기업 시험에도 5만여 명이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GSAT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삼성고시`로 불린다. 단편적 지식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종합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응시생들은 이번 GSAT에서 시각적 사고와 추리 영역은 예상보다 쉬웠지만 언어논리는 까다로웠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추리 영역에서는 `괄시하다`의 반대말(후대하다)을 묻는 문항을 비롯해 어휘의 관계를 구분하는 질문과 도형의 규칙을 찾는 문제 등이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언어논리 영역은 `세다` `가다` 등 단어의 정확한 뜻을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특히 과학·정보기술(IT)·시사상식과 관련한 지문이 등장해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GSAT에는 블록체인을 비롯해 머신러닝, 딥러닝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지문이 여럿 등장했다. 유튜버, 브이로그(일상 동영상 콘텐츠) 등 최신 IT 트렌드와 관련된 문제도 나왔다. 이 밖에 `파블로프의 개 실험`(조건 반사와 무조건 반사), 페르마 정리, 램수면(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 등과 같은 과학·수학 영역 문제도 응시생들을 당혹스럽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논리 영역에서는 피보나치 수열을 활용해 답을 도출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피보나치 수열이란 처음 두 항을 1과 1로 한 뒤, 그다음 항부터는 바로 앞 두 개 항을 더해 만드는 수열로 데이터 분류와 정보 분석, 암호, 컴퓨터과학 분야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지난해 하반기 GSAT에서 출제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화제가 된 `토사구팽` 등 사자성어 관련 문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선발로 전환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GSAT에서 역사·사회·시사·문화예술 등 광범위한 분야를 묻는 상식 영역을 폐지하고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 4개 영역에서 문제(110문항)를 출제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입실을 시작으로 총 115분의 문제 해결 시간이 주어졌다.
삼성은 GSAT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객관식인 모든 문항 해결에는 속도와 정답률이 중요하다. 틀린 문제는 감점 처리되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는 찍지 않는 것이 `합격팁`으로 통한다.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이달과 다음 달에 걸쳐 임원 면접, 직무역량 면접, 창의성 면접 등을 진행하고 다음 달 중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