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10년 만에 최악의 한주를 보내야만 했다. 호재에는 별 반응이 없다가 악재만 나오면 과도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여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이어진 미국 증시의 '초장기 강세장'이 이제 끝난 것 같다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행보, 미·중 무역 갈등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고 봤다. 하지만 이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증시 하락의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 많아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414.23포인트(1.81%) 하락한 22,445.37에 거래를 끝냈다. 반짝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곧바로 밀려 급락세로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주 1,655포인트(6.8%) 떨어졌다. 주간 기준으로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도 이번 주 7.05%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이번 주 8.36% 내려앉았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8월 고점과 비교하면 22% 추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통상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으로 분류한다.
증시의 상승 엔진 역할을 했던 나스닥지수가 약세장에 들어선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009년부터 이어진 '10년 강세장'이 마침내 끝났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하락세가 이어지면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조만간 약세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정책적 변덕이 증시의 최대 리스크라고 입을 모은다. 그간의 양대 악재였던 '통화 긴축'과 '무역 갈등'에다 ‘트럼프 변덕 리스크’(워싱턴DC 리스크)까지 더해져 10년 만에 최악의 증시 상황을 연출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