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상황 투명하게 노출돼 과장된 마케팅은 되레 역효과
새 마케팅 코드는 ' 완벽함의 추구 '가 아닌 '진정성' 표현

오랫동안 마케팅은 '완벽한 이미지'를 추구해왔습니다. 결점 없는 제품, 항상 웃고 있는 모델들, 그리고 '우리 제품이 최고입니다'라는 천편일률적인 메시지.
그러나 이런 전통적 마케팅 접근법은 오늘날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왜일까?
고대소설에서는 언제나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에게 이깁니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조,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이 예전 서사의 특징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러나 현대로 넘어오면서 인물의 캐릭터도 다양화되고 스토리의 전개도 반드시 권선징악이 아닙니다. 건방지고 나쁜 캐릭터가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까요. 현대인들은 리얼리티에 공감합니다.
이런 변화는 마케팅 세계에도 적용됩니다. 최근 버거킹의 "우리 햄버거가 몇 달 동안 썩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라는 캠페인을 기억하시나요? 자사 제품의 약점을 직접 언급하면서 오히려 신뢰를 얻은 사례입니다. 파타고니아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로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줍니다. 이런 역설적 접근법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착한 기업이 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또 좋은 제품으로 보이려고 분장했고요. 그런데 점차 문화코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좋은 이미지에서 감동을 느끼던 시대는 끝나가고, 이제는 솔직하고 리얼리티 있는 기업에 매력을 느끼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거지요.
소셜미디어 시대에 기업의 모든 행동은 투명하게 노출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과장된 마케팅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MZ 세대 소비자들은 완벽해 보이는 기업보다 진정성 있는 기업을 선호합니다. 그들은 기업의 약점을 비난하기보다 그에 대한 기업의 반응과 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약점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모습이 오히려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됩니다.
우리 회사와 경쟁사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구조, '우리 제품 좋습니다'라는 천편일률적인 메시지, 호의적인 이미지로 치장하려는 일방향성 방송식 사고방식으로는 변화의 물결에 대처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아직도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라고 붙잡고 있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거고요.
새로운 마케팅 코드는 '완벽함의 추구'가 아닌 '진정성의 표현'에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업이 말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업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실제로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는지를 판단하지요. 진정한 소통과 연결은 완벽함이 아닌 진실함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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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