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시장 등에서의 식재료 구매와 음식점에서의 외식이 동반 감소하는 특이 현상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채소·과일 등 농산물에 이어 가공식품까지 오르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건설 경기 등의 장기 불황으로 가계 살림이 팍팍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2021년까지 매년 증가했다. 그런데 2022년 2.5% 줄어든 뒤 3년째 감소했다. 초기에는 배달 음식 수요가 늘어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제는 배달 매출을 포함한 전체 음식점업 생산이 감소세다.
음식점업 생산은 코로나19 사태 때 급감했다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반등했다. 이후 2023년 0.7%, 2024년 1.9% 잇따라 줄었고 감소 폭도 커졌다.
전방위적인 먹거리 소비 감소세는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됐다. 1분기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지난해 1분기 대비 0.3% 줄었다. 음식점업 생산은 3.4% 줄며 2023년 4분기(-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식품물가의 고공 행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채소·과일 등 농산물 물가는 2023년 이후 이상기온 등의 여파로 급등하며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농산물 물가는 최근 안정세이지만 지난해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올라 수입 원재료 가격에 반영돼 가공식품·외식 물가가 들썩이게 만들었다.
4월 가공식품 물가는 4.1% 올라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식물가도 3.2% 오르며 지난해 3월(3.4%)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음식료품 소비와 외식 소비가 동반 감소하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 나타났다. 장기 불황으로 고용이 불안해지고 가계의 구매력이 약해져 먹거리 소비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