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 이해력이 2년 전보다 소폭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 이해력 점수는 65.7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조사(66.5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23년 기준, 62.7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금융 이해력은 금융 지식, 금융 행위, 금융 태도 등 3개 분야에 걸쳐 측정된다. 국내 조사는 지난해 9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만 18∼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금융 이해력 3개 항목 가운데 금융 지식 점수(73.6)와 금융 행위 점수(64.7)는 2022년(75.5/65.8)보다 낮아졌으나 OECD 평균(66.9/61.6)보다는 높았다. 반면 미래 대비와 관련된 금융 태도 점수는 53.7점으로 2022년(52.4)보다 높아졌으나 OECD 평균(58.0)보다는 낮았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20대와 70대, 저소득층, 저학력층의 금융 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은은 "노후 준비와 자산운용에 관심이 많은 50∼60대와 고소득층의 점수는 상승한 반면 청년층과 노령층, 저소득층의 점수가 하락하면서 계층별 격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융 지식 항목 가운데 특히 인플레이션이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 점수가 2022년 78.3에서 지난해 56.6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금융 이해력 점수를 끌어내렸다.
한은은 "해당 점수가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2022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이번 조사에서는 예년 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일반인의 인플레이션 관심도 하락이 이번 조사결과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행위 항목에서는 평소 재무 상황 점검(43.4점), 장기 재무 목표 설정(42.5점) 점수가 낮았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재무 점검(33.2점)과 재무 목표(36.1점) 점수는 2022년(55.8점/48.0점)보다 크게 낮아졌다.
장기 재무 목표가 있는 성인의 경우 가장 중요한 재무 목표는 주택 구입(25.8%)이었다. 이어 자산 증식(19.9%), 결혼 자금(13.9%)의 순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