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HBM3E 12단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7조440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7.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 등 시장 전망치 6조7000원대를 웃도는 실적이다.
1분기 매출은 17조639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1.9% 증가했다. 순이익은 8조1082억원으로 323% 늘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종전 1분기 최대 기록은 매출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2조4296억원,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에 기록한 4조3673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오른 42%로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됐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달성에 힘입어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29%와 11%로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변동성이 큰 대외 환경에도 차질 없이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 내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HBM의 경우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의 특성상 올해는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3E 12단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