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폭탄 공포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공매도 재개 경계감 등 악재가 겹쳐 코스피지수가 3% 급락하며 2480대로 후퇴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86p(3.00%) 폭락한 2481.12에 장을 마쳤다. 이는 2월 4일 이후 거의 두 달 만에 최저치다.
외국인은 이날 무려 1조5753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폭락을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7899억원, 6672억원 순매수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995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현·선물 순매도 규모는 약 2조5700억원으로 2월 28일(3조2158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물 폭탄에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한미반도체(-10.85%) 등 반도체 주식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3.8%), 기아(-3.15%), 현대모비스(-2.62%) 등 자동차 주식도 3거래일 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주식 공매도가 1년 5개월 만에 재개되자 외국인은 이차전지 주식에 공매도 물량을 집중하면서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20.91포인트(3.01%) 급락한 672.85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15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36억원, 147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피·코스닥 매도 물량을 합치면 외국인은 이날 하루 새 한국 증시에서 2조7000억원대를 투매했다.
이로써 1월 3일 지수 2441.92로 연초 반등 랠리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코스피는 3개월간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닥은 이날 급락으로 마이너스 수익률(-0.79%)로 전환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외국인의 대량 주식매도 탓에 6.4원 오른 1472.9에 주간 거래를 마감하며 1,470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비슷한 투매 양상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4.05%, 대만 가권지수도 4.2% 각각 급락했다.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복 관세율이 20%로 당초 예상(15%)보다 높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